직업14개, 자격증51개! 직장의 신!

사람책 최용덕

지난 5월 23일, 매월 서울휴먼라이브러리 사람책을 집중 조명하고, 만남을 기획하는 「月刊 사람책」의 첫 번째 사람책 최용덕을 인터뷰 하러 갔다. 전달받은 주소대로 찾아간 곳은 최용덕님이 운영하는 화장품 가게였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저 멀리서 배트모빌(?)이 오는 것을 보고 사람책님이 오고 있음을 직감했다. 영상보다 훨씬 깔끔한 모습에 놀랐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화장품 판매 코너가 있었고, 그 뒷편에는 개인 사무실로 쓰는 공간이 있었다. 만나기 전까지 이 분 되게 부지런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나한테 방송 출연 영상을 보여주고는 바로 청소부터 하신다. 인터뷰 내용에 실으려고 몰래 찰칵!

Q: 직업 14개, 자격증 51개......(말문이 막힘)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청년시절에 시련이 있었다. 대한민국 제1회 유소년 축구 국가대표로 10살 때부터 12년간 축구 선수 활동을 했다. 하지만 대학교 2학년 때 아킬레스건 부상과 계약 문제로 선수생활을 그만두게 됐는데, 충격받은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일이 겹쳤다.
아버지의 병환과 앞당겨진 은퇴로 많이 힘들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꿔온 대학교수나 체육지도사가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나 혈혈단신으로 서울에 왔다. 상경하고 돈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학위를 취득하려면 대학을 다시 다녀야 했고 수업이 끝나면 노점 장사를 했다. 오뎅, 떡볶이 같은 분식, 붕어빵, 닭꼬치를 팔았다. 대학원에 진학하고는 주중에는 동대문 노점에서 시계 판매, 주말에는 아이들 축구 레슨을 했다. 남는 시간이 아까워서 철장사도 놓일 수 없었다. 여름에는 수영장 앞에서 아이스커피를 팔았고, 겨울에는 스키장에서 스노보드 강습을 했다. 학생 신분이면서도 많은 돈을 벌면서 다닐 수 있었다.
이런 생활은 그냥 이뤄질 수 없었고 꿈과 일을 함께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했다. 이런 일념으로 1997년 고등학생 때 취득한 전기용접기능사 자격증에서부터 지금까지 51개의 자격증을 땄고, 직업이 14개가 됐다. 결혼 이후 직업을 8개로 직업을 줄였다.

Q: 취득한 자격증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일단 당장 생각나는 것만 말해보겠다. (너무 많아서 분야별로 구분해봤다.)

박사 학위 – 철학사, 체육사
체육 지도 분야 - 체육 교사, 평생교육사, 생활체육지도사 4가지(축구, 볼링, 배드민턴, 보디빌딩),
유소년 축구 지도사, 노인체육 지도사, 레슨 강사 5가지(스키, 스노보드, 줄넘기, 윈드서핑, 인라인)
유아교육 분야 - 보육교사 1급, 가정어린이집 원장
상담분야 - 아동 상담, 청소년 상담, 노인 상담
레크리에이션 분야 - 웃음치료, 스포츠마사지, 발마사지, 요가, 필라테스, 에어로빅, 유아 레크리에이션,
노인 레크리에이션, 이벤트 마술 등이 있다.

※ 사진출처: Youtube CJ E&M 채널

Q: 레크리에이션 자격증들은 왜 취득했는가? 직업과 관련 있는가?

대학 교수 업무 외에 주말에도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말에는 돌잔치, 결혼식 같은 행사 많으니 레크리에이션 강사나 MC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더 많은 웃음과 감동을 주고 싶다는 욕심에 관련 자격증도 다양해졌다. 저번 주에도 돌잔치 사회 두 건이 있었고, 이번 주는 결혼식 두 건, 다음 달에는 공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한 레크리에이션이 잡혀 있다.

Q: 직업에 대해서도 말씀해달라.

현재는 8개의 직업이 있다. 주업으로 대학 교수, 엔터테인먼트 대표, 화장품 판매 사업이다.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하는 부업으로는 사단법인 국제스포츠교육지도자협회 회장, FC슈팅스타 연예인 축구단 감독, 강원도 양구군 홍보대사, 양천구 SOS어린이마을 홍보대사, 미용실과 옷가게 사장 등이다.

Q: YD엔터테인먼트는 주로 어떤 일인가?

배우, 가수, 성악가, MC 등 연예인 양성, 연예인 섭외, 행사기획을 한다.

Q: 홍보대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일환인가?

축구선수 이동국과 30년 지기 친구다. 이동국이 양천구 홍보대사 위촉될 때 같이 참석했다가 내 특이한 이력을 보고 기관 관계자의 권유로 함께 위촉됐다. 작년 크리스마스와 올해 어린이날에는 홍보대사로서 어린이들에게 마술 공연과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고 왔다.

Q: 자격증 취득과 직업으로의 연계하는 노하우가 있는가?

요즘은 1인 1직업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 주가 되는 직업을 갖되, 남는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Q: 많은 직업과 자격증만큼 인맥도 많을 것 같다. 비결이 있는가?

꾸준한 연락과 경조사를 잘 챙기는 것이 내 비결이다. 저장된 연락처가 6천명이 넘는다. 명절, 연말연시에는 3일 전에 예약문자를 걸어두기도 한다.

Q: KBS 드라마 ‘직장의 신’의 한국의 실제 모델, 방송에도 다수 출연한 계기는 무엇인가?

직장의 신은 일본 만화 원작인데, 드라마 방영 무렵 드라마 PD로부터 전화가 왔다. 예전에 SBS ‘세상은 이런 일이’에서 다룬 내 사연을 보고 직장의 신의 실제 모델로 내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것이다. 흔쾌히 허락했고,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아침마당, 사랑의 가족에서 출연 요청이 왔고, 화성인 X파일 “직장의 신 실제 미스 김, 남자 주인공”으로 다뤄졌다.

Q: 나(사람책)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현재는 당연히 사랑하는 아내와 5살 첫째 딸과 둘째 아들, 내년에 태어날 셋째다. 하지만 결혼 전에는 축구 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한 억울함이 나를 이끌었던 것 같다. 이동국, 안정환, 차두리 등 내로라는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운동을 그만뒀으니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Q: 바쁜 스케줄에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기본적으로 운동선수 출신이라 체력이 좋다. 한 때 소홀했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운동과 식단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돈과 명예, 건강 중 건강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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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최용덕
인터뷰ㆍ사진ㆍ글ㆍ편집: 이현창

서울시립대학교 학생과 사회공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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