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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부모, 적극적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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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부모


사람책 공민채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남편과 아둘 둘과 함께 평택에 살고 있는 공민채에요. 평범하지는 않은 가정주부에요. 중증장애를 가진 큰 아이와 소통하기 위해 타로를 공부하고 요즘엔 학점은행제로 심리학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2. 사람책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큰 아이를 치료실이나 학교에 맡기면 몇 시간이 저에게 주어지는데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제가 감사함을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베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사람들의 시선들로부터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요.


3. 큰 아들 소개를 부탁드려요.

스물 두 살인 첫째 아이는 지적・청각・언어장애 등 많은 장애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어요. 지금까지 기저귀를 차고 있고 음식을 가위로 잘게 잘라줘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정도에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청색증이 있었는데 평택에서 큰 병원까지 멀어서 조치할 시기를 놓쳐서 장애가 생겼어요. 아이의 장애가 복합적이라 정확한 병명도 모른 채 수술과 치료를 병행해야 했어요.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아 연명치료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전달 받았어요. 기계로 호흡할 수 밖에 없었고, 밥도 호스로 연결해서 생명을 이어갈 수 밖에 없을 뿐이었어요.


4. 큰 아들을 일반학교에 보내셨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큰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는 친구들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요. 아이가 학교를 다니는 12년은 인생 전체의 사회생활이거든요. 지금도 생각하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학교를 다니는 게 순탄지만은 않았죠. 초등학교 입학 후 첫 특수교사에게 학대 받았었고, 다친 책임이 아이에게 있다고 난리친 다른 학교도 있었어요. 그 때 팔 쪽 성장판이 다쳐서 팔이 자라지 않는 또 다른 장애를 얻게 됐어요. 그때 정말 속상했죠.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으니 전 학교 선생님들께 말씀드려요.

‘아이가 다쳐도 되지만 숨기지만 말아주세요. 언제 어떻게 다쳤는지 말해주세요.’

라구요. 남이 돌봐 줄 때는 숨길 때도 많으니까요. 이런 상황들 있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아이에게 친구가 생겼으니까요.


5. 일반학교 과정에 보내기 위해 무엇을 준비 하셨나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다음 학교를 진학하기 위해 저는 꾸준히 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했죠. 제 아이는 특수학교 선생님뿐 아니라 도와주시는 실무 선생님까지 한 명 더 필요했기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요청한 결과 현재 고등학교까지 다닐 수 있게 됐죠. 시교육청에 도움 요청을 했는데 반응이 없으면 도교육청에 직접 요청했어요. 한 번에 이룰 수 있는 건 없었어요.


6. 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선생님께 찾아온 변화가 있다면?

원래 미안하다는 말을 잘 안하던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아이가 많이 아파서요.’라고 가끔 빈말로 말할 때도 있었지만 저도 아프고 나이가 들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기 시작했죠. 진심을 다하고 있어요.


7.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에요?

아이를 돌보느라 특별히 행복하다거나 불행하다고 느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저에겐 둘째 아들이 있어요. 감사하게도 그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줬어요. 하루는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는데 ‘아 이게 행복이지~’라고 둘째 녀석이 말하더라구요. 정말 특별한 게 아니더라고요. 애가 오늘도 깨어났고 내 옆에서 밥을 먹고 있고 이런 게 저에겐 행복이에요..

아! 공민채로서의 행복은 존재하죠. 아이가 등교하고 부터에요. 그 8시간은 정말 행복해요. 제게 주어진 자유의 시간이죠. 학교에는 특별히 아이가 다치지 않는 한 연락주지 말라고 했어요. 그때 저는 공부도 하고 이렇게 나와서 커피도 마시고 인터뷰도 하고 숨 쉴 구멍이 생긴 거죠.


8. 둘째 아들 이야기도 부탁드려요.

둘째아들은 감사하게도 건강하게 태어났어요. 그래도 제겐 아픈 손가락이에요. 저는 첫째아들만 키우고 싶었어요. 항상 큰 아들을 먼저 챙기다보니 아직 어려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래도 열 살인데도 형을 챙기거나 생각하는 건 누구보다 잘해요. 일찍 철이 들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하죠.

제가 둘째에게 자주하는 말이 있어요.

‘넌 네가 알아서해. 첫째 형은 엄마가 잘못되면 시설에 보내면 되지만 넌 혼자서 해야 해. 엄마가 죽어도 너에게 형을 돌보라고 하지 않을 거야.’

라고 말을 하니까 작은 아이는

‘엄마 난 커서도 형이랑 같이 살고 형아 씻겨 줄거야.’

라고 하더라고요. 둘째가 너무 밝으니까 장애형제가 있다는 걸 잘 몰랐지만 점점 놀림 받기도 하면서 힘들어 하기도 했어요.

‘엄마 난 형이 혀로 입을 놀리면서 하고 다니는 게 그게 싫어. 그것만 안하면 형이 장애가 있는 것 같지 않잖아.’

라고 하는데 어쩌겠어요. 큰 애가 그게 장애라서 그렇게 사는 건데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거에요. ‘형을 창피해 해도 돼. 근데 엄마는 너에게까지 형을 돌보라고 하지 않을 거야.’라고 항상 인지 시켜주죠. 진짜 어쩌면 아픈 큰 애보다 작은 애가 더 아픈 손가락일지 모르겠네요.

제주도에 갔을 때였어요.

‘엄마 왜 우리 형이 아무잘못도 안했는데 사람들이 막 웃어.’

‘괜찮아. 쟤들 잘못이 아니라 저렇게 키운 쟤네 부모들 잘못이네. 어휴~ 너네는 학교에서 장애인 인식교육을 그렇게 받았니?’

라고 말하니까 부끄러운지 애들 데리고 가더라구요. 비행기 타면서도 어떤 분이 저희 큰애를 보고 자리를 양보해 주시는데 작은 애가 ‘저희 형도 혼자 서서 갈수 있어요!’ 라고 말하더군요. 그분은 우리 큰 애를 배려해서 해주신 말인데 비행기 안에서 펑펑 울고 말았죠. 아마 작은 애는 처음엔 형을 이상하게 바라봤을지라도 나중엔 자기 자신도 이상하게 바라보는 게 느껴져서 방어를 했던 것 같아요.


9. 비장애인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디 가서 장애 아이들을 본다면 그 아이의 눈높이로 바라봐 줬음 좋겠어요. 먼저 손을 내밀어 주세요. 우리는 멀쩡하지만 그 아이의 눈높이로 우리를 바라보지 않으면 힘들어요.


10. 장애인 복지를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하신다고 들었어요.

네, 저는 혼자서 움직여요. 꼭 단체가 아니더라도 혼자서도 내가 요청할 것을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요청하니까 변화가 생기더라구요. 이 정도는 스스로도 할 수 있는 건데 단체에 기대고 그들이 바꿔주기만 기다리는 장애 부모님들이 있더라구요. 스스로 움직여서 정부나 지자체 의원들이 우리가 찾아가는게 아니라 우리를 찾아오게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내가 지금 요구하는 것이 내 편의를 위해선지 아이의 편의를 위해선지 생각해야 해요. 물론 장애 부모도 힘들고 그들을 지원하는 부분도 필요하지만, 먼저 장애인 당사자들을 위한 정책이나 제도에도 부모의 편의를 위해 의견을 내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이럴 땐 먼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해요.


11. 혼자 그런 움직임을 하시게된 이유가 있을까요?

‘너 한명이 가서 되는 게 말이 돼? 우린 다섯이서 갔는데도 안됐어!’

라는 말을 듣기도 했어요. 절대 쉽지 않은 거 알아요.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어렵고 힘든 이야기를 계속 설명해야하고 그 때마다 비참해요. 비참하고 쪽팔림은 한 순간이라 생각하고 버티고 버텨서 변화 시키거나 반영케 하는 것이 부모로서 할 일이라 생각해요.

이렇게 혼자서 움직이고 있지만 제 노력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돌아가는 거라 격려하고 도움을 주시는 평택시 복지재단과 지적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배회감지기 지급을 도와준 평택 경찰서 실종조사팀처럼 감사한 분들이 계셔서 함께 보람을 느낍니다.


12. 마지막으로 꿈은 무엇인가요?

소년원의 청소년들을 상담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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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창, 황예림
Tel. 02-6490-6242
E-mail: damdami8@uos.ac.kr
서울시립대학교 학생과 사회공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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