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로 만나는 사람책

MORE

All About Human Library

MORE
[공유글] 네이버 지식백과-트렌드 지… 휴먼 라이브러리[Human Library] 관련 지식을 가진 사람이 독자와 일대일로 만나 정보를 전해주는 도서관으로 휴먼 라이브러리에서 독자들이 빌리는 것은 책이 아니라 사람(Human Book)이다. 사람책 도서관이나 리빙 라이브러리(Living Library)라고도 한다. 휴먼북과 독자가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자는 게 휴먼 라이브러리의 취지다.독자들은 휴먼북 목록을 살펴보고 읽고 싶은 휴먼북을 선정해 휴먼북과 마주 앉아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경험을 읽기 때문에 종이책에서 느낄 수 없는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와 경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다. 궁금한 점을 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것도 휴먼 라이브러리의 매력으로 꼽힌다.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2000년 덴마크에서 열린 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이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한국에는 2010년 국회도서관이 휴먼 라이브러리 행사를 개최하면서 알려졌다.1)휴먼 라이브러리는 대부분 비영리로 운영되는데 노원 휴먼 라이브러리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도서관으로 꼽힌다. 2012년 현재 노원 휴먼 라이브러리는 각계 전문가 120명의 휴먼북을 확보하고 있는데, 기자는 언론인의 하루, 영화평론가는 영화 120퍼센트 재미있게 보는 법, 주부 9단은 맛있는 반찬 만들기를 열람 신청 독자에게 일대일로 전하고 있다.2)휴먼 라이브러리가 새로운 도서관 문화를 정착시킬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강영아 달빛마루도서관 관장은 “종이책은 난도에 따라 독자가 한정되는 데 비해 휴먼 라이브러리는 이를 허무는 구실을 한다”며 “책과 독자가 눈을 마주 보며 대화하고 묻고 대답하는 방식이라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또 직접 책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 구술로 경험을 전달함으로써 책을 내는 것 이상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3)
[공유글] 희망제작소 - (4) 일상… 모든 사회에는 편견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대부분의 편견은 차별과 갈등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0년 덴마크의 평범한 청년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2014년 현재 전 세계 약 70여 개국으로 확산된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본 기사는 2014년 2월 15일(토), 18일(화) 양일 간 진행되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행사에 앞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견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외 <휴먼라이브러리> 운영 현황과 시민교육으로의 가능성까지 살펴볼 예정입니다.​휴먼라이브러리 기획 기사(4) 일상시민교육으로서 휴먼라이브러리의 과제​앞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이해하기 위해 선입견, 고정관념 등 개념을 정리하고 휴먼라이브러리의 발생배경, 형식, 특징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에 어떠한 편견이 있으며 사람들이 편견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70여 개국에 전파되고 있는 휴먼라이브러리가 한국 사회에서 본연의 취지를 잃지 않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궁리하면서 전제한 것은, 휴먼라이브러리는 소규모 지역 단위로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점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에서는 우리가 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과 장벽 없는 대화와 상호이해를 강조합니다. 특정 주제의 편견을 없애는 수단이나 일상과 격리된 전문가로부터 배움과 정보 전달의 수단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활용된다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기 쉽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추구하는 신념을 지키면서 한국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겠다는 문제의식에 방점을 두고 앞으로 과제를 고민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휴먼라이브러리를 구성하는 3주체인 기획자, 사람책, 독자 각각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살피는 방식으로 구성하였습니다.​기획자를 위한 과제​① 기획자를 위한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 제작​휴먼라이브러리를 만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면,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다면, 이미 당신은 휴먼라이브러리 기획자로서 자격이 충분합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새로 시작하는 일은 막막하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미 10여 년의 휴먼라이브러리 역사가 축적된 유럽에서는 새롭게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소개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Council of Europe의 지원을 받아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 : The Living Library Organiser's Guide>가 2005년과 2011년에 각각 제작되었습니다.​▲ 해외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 표지​소개서에 담긴 내용들은 간단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취지와 역사를 소개하고 휴먼라이브러리를 어떻게 준비하고 조직해야 하는지 또 사람책과 사서들이 할 일은 무엇인지 구체적 사례와 경험을 곁들여 안내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한국식 설명서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할 때 고려해야 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들을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이번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희망제작소는 위의 두 소개서와 최신 자료를 번역, 종합하여 안내서를 제작하였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준비과정은 국내외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휴먼라이브러리를 처음 접하고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② 기획자 역량강화 교육​현장의 목소리는 어떤 이론과 연구보다 유사한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큰 지원군이 됩니다. 휴먼라이브러리를 여는 기획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지역과 기관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다양한 성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종 이들이 몸담고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 떨어져 주변을 둘러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도 필요합니다. 각자의 사례를 소개하고 어려운 점을 공유하며 서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기획자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정확하게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교육도 준비되어야 합니다.​이번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가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서울 세션과 기획 및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수원 세션으로 나뉘어 열리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창립자의 강연을 들으며 휴먼라이브러리의 목적을 이해하고, 휴먼라이브러리가 어떠한 것인지 직접 체험하며, 이미 국내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한 사례를 학습하여 각자가 앞으로 어떤 구상을 해야 할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더불어 이 자리를 통해 앞으로 기획자들에게 어떠한 정보와 교육이 필요한지 의견을 수렴하고자 합니다.​③ 국내 휴먼라이브러리 사례 분석 및 방법론 제시​방방곡곡에 더 많은 휴먼라이브러리가 발생하고 지속된다면 이들을 꾸준하게 관찰하고 성과를 수집하여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국내 휴먼라이브러리 개최 사례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3년간 40여 기관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일회성 행사로 그친 경우도 있었지만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방법론이라는 것을 감안하였을 때,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앞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더욱 큽니다. 이런 사례들을 관리하고 결과물을 공유하는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봅니다.​주최기관의 특성에 따라 몇 가지 안정적인 체계가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 사례를 보면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휴먼라이브러리는 주로 도서관을 중심으로 열립니다. 호주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덴마크를 제외한 북유럽 국가들처럼 국가가 나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장려하는 곳도 있고, 영국처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널리 퍼지는 곳도 있습니다.​한국의 경우 공공기관, 도서관, 민간단체 등이 쏠림 없이 두루두루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후 여러 후발주자들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각각의 특성에 맞게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하는 방법론이 생겨날 것이고 또 요구될 것입니다. 이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기관 역시 필요할 것입니다.​④ 편견을 주제로 한 학습도구 개발​휴먼라이브러리는 정해진 시공간에서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일시적이지만 기획하는 기관이나 단체의 입장에서 보면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단발적인 행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편견을 줄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중요하지만 편견을 없앨 수 있는 다른 방안들도 동시에 헤아려봐야 합니다.​앞에서 한국인들이 편견을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하는지 알아본 바 있습니다. 한국인만의 특징은 아닐 수 있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거나 평소에 의식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편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려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참작했을 때 우선해야 할 일은 자신이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도록 도와 주는 것입니다. 편견을 직면하게 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 자신을 인정하게 하는 ‘편견 워크숍’의 개발, 지역별, 대상별로 상식이란 이름으로 감춰진 편견을 모으는 ‘편견 사전’ 제작 등 새로운 시민교육을 위한 도구와 방법의 개발이 우리가 해야 할 일들 중 하나입니다.​⑤ 해외 네트워크 사례 연구​휴먼라이브러리는 70여 개 국가에서 열리고 있으며, 국가별로 휴먼라이브러리 본부에서 선정한 파트너십 기관들이 있습니다. 국가당 한 개 기관인 경우도 있고, 여러 개 기관인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은 희망제작소가 공식 파트너로 등록되어 있습니다.​이들은 정기적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하고 자국 내 휴먼라이브러리를 지원합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례들을 축적해두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륙별, 국가별 특징을 분석해서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어떠한 성과를 얻었는지 알아보고 국내에 알리는 것 또한 휴먼라이브러리를 확산하고 편견과 차별을 줄이는 유효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태국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로니 애버겔​[예1]​지난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태국에서 열린 <2014 International Forum on Human Library Development for ASEAN>에서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에서 휴먼라이브러리 사례를 나누며 발전방안을 공유하였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한국 사례발표자로 참여하여, 이번 컨퍼런스 소개를 중심으로 한국 내 휴먼라이브러리의 운영현황과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예2]​서호주 Curtin University에서 인권교육을 연구하는 Greg Watson은 로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였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라 연구대상으로서도 가치가 있음을 보여 줍니다.​사람책을 위한 과제​① 사람책 되기 훈련​휴먼라이브러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책입니다. 독자들과 만나는 것도 대화를 나누는 것도 사람책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는 사람책의 역할과 주의사항을 적는 데 절반 이상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책은 휴먼라이브러리의 핵심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에는 사람책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책은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즉, 해당 편견 및 고정관념과 관련해 의미 있는 개인적 경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독자들과 원활한 대화가 가능하기 위해 사람책은 안정적 성격의 소유자여야 한다. 해당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대해 성찰적이며 성숙한 의견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설교하거나 전도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말하기 좋아하고 외향적이라고 해서 사람책이 되기에 적합한 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성향의 소유자는 독자와 진지한 대화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책은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자가 요청하는 시간 동안 책임감 있게 활동에 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이런 사람책을 주변에서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적은 사람은 주로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사람책이 될 확률이 낮습니다. 지역 기반의 기관과 단체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여는 것을 권장한 이유는 지역사회에서 신망받고 오랜 교류를 통해 검증된 사람을 사람책으로 섭외할 수 있는 기반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상황에 놓인 기관 및 단체이든 사람책을 섭외는 가장 큰 난관입니다. 그래서 사람책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합니다. 사람책을 양성하는 일 역시 필요합니다.​사람책을 섭외하기 전 인터뷰한 사람책 경험자들이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말하는 점은 사람책으로 참여한 것이 자신에게도 큰 감동과 변화를 가져다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편견과 질문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경청하고 이에 걸맞은 답변을 갖춰 대화하는 경험은, 독자 못지않게 사람책을 성장시킵니다. 대화를 통해 자신을 향한 편견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람책을 발굴하고 사람책을 키워내는 일 또한 앞으로 우리가 짊어져야 할 몫입니다.​② 사람책 사이에 정보 및 경험 교류​기획자끼리의 정보와 경험 교류가 중요하듯이 다른 사람책과 만나는 경험 역시 앞으로 필요해질 것입니다. 처음 사람책으로 참가하는 사람에겐 기획자가 궁금한 점을 답하고 친밀한 관계를 쌓아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지만, 이미 경험한 사람책의 경험담을 듣는 것만큼 심리적 안정감을 주지는 못합니다. 사람책들의 만남에서는 사람책 후배는 사람책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고, 여러 차례 휴먼라이브러리를 경험한 사람책은 기획자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여러 사람책이 모여 거주지역이나 직장에서 자발적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기획할 수도 있습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자 사이에 만남을 주선하듯, 휴먼라이브러리가 더 많은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된다면 서로 다른 사람책들이 만나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독자를 위한 과제​① 정기적 휴먼라이브러리​독자들은 더 많은 그리고 더 가까운 휴먼라이브러리를 원합니다. 실제로 이번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에서 가장 빨리 사전신청이 마감된 건 세 가지 프로그램 중 ‘사람책과 대화’였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좀 더 성대하고 다채로운 휴먼라이브러리가 아니라 학교, 직장, 동네 등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장소에서 열리는 휴먼라이브러리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TV나 책을 통해 느낄 수 없는 대면만이 제공하는 대화의 힘을 강조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소규모 지역 단위와 밀접한 연관을 맺습니다. 예비독자들이 목말라하는 휴먼라이브러리의 참여기회는 조금 더 많은 지역 활동들이 휴먼라이브러리와 연계될 때 충족되리라 믿습니다.​▲ 국내에서 운영된 다양한 휴먼라이브러리 포스터​2014년 희망제작소는​① 휴먼라이브러리를 주제로 한 도서 발간​현재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것에 비해 휴먼라이브러리 참가 기회를 비롯하여 기획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는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국내엔 2009년 방송작가 출신의 김수정 씨가 영국 런던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접하고 쓴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 이외에는 아직 별다른 자료가 없습니다.​이번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한국어판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를 번역?제작한 것을 시작으로 희망제작소는 이번 컨퍼런스 운영경험을 살려 휴먼라이브러리 기획자를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는 도서를 출간하려 합니다. 또한 아직 휴먼라이브러리를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다뤄보려 합니다.​② 새로운 시민교육 방법론으로서 휴먼라이브러리​휴먼라이브러리는 지금까지 사업 다각화보다는 일회성 축제행사에서 정기적인 학교,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북유럽에서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까지 여러 기관과 지역에 복제하는 방식으로 확산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다큐멘터리와 같은 새로운 매체를 통해서 휴먼라이브러리를 모색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희망제작소는 처음부터 휴먼라이브러리를 우리의 시민의식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의 일환으로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앞으로 희망제작소는 휴먼라이브러리라는 매개를 통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사람책을 양성하고, 기획자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교육기회와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③ 일상의 편견을 대상으로 심층 연구​휴먼라이브러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의 편견을 줄이는 것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방법론을 통해 생생한 방식으로 편견을 접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의가 있습니다. 여기서 편견을 없애는 데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사회적 편견이 차별로 이어지는 구체적 사례를 알아보고 편견의 유래와 편견을 없앨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해봐야 합니다.​희망제작소는 이번 편견 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편견을 주로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조사내용을 들여다보며 이 편견이 어떤 계기로 발생하게 되었는지, 어떤 활동들을 통해 편견을 없애는 데 더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컨퍼런스의 후원단체인 한겨레21과 공동으로 2014년 한 해 동안 우리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유의미한 편견을 뽑아서 사람책과 독자, 전문가가 함께 하는 휴먼라이브러리를 진행해보려 합니다. 우리 사회에 특정 주제에 대한 편견들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좀 더 세밀하게 알아보고 편견의 오류를 짚어보려고 합니다.​지금까지 휴먼라이브러리의 발전적인 정착을 위한 우리의 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중에서는 시급한 것도 있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이 과제들이 누구 하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편견을 마주하고자 마음먹은 이들이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대화의 장인 것처럼, 여기 모인 우리가 우리 사회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조금씩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희망제작소 역시 함께 하겠습니다.​글_ 남경아 (교육센터 센터장 msnka@makehope.org)최영인 (교육센터 선임연구원 in@makehope.org)이민영 (교육센터 연구원 mignon@makehope.org)원문보기: http://www.makehope.org/?p=15244 
[공유글] 희망제작소 - (3) 휴먼… ​모든 사회에는 편견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대부분의 편견은 차별과 갈등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0년 덴마크의 평범한 청년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2014년 현재 전 세계 약 70여 개국으로 확산된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본 기사는 2014년 2월 15일(토), 18일(화) 양일 간 진행되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행사에 앞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견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외 <휴먼라이브러리> 운영 현황과 시민교육으로의 가능성까지 살펴볼 예정입니다.​휴먼라이브러리 기획 기사(3)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본 우리 사회의 편견​휴먼라이브러리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2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1) 주제와 공간이 다양하고 제한된 형식 없이 저예산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특징, 2)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 보장을 위해 편견을 줄이겠다는 신념, 3) 사람책과 독자가 대화라는 도구를 통해 만나는 방식 등을 아울러 우리는 휴먼라이브러리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하는 과정은 비슷할지라도, 누가 왜 개최하는지에 따라 행사의 목표와 다루는 편견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국회도서관, 수원시평생학습관, 희망제작소가 공동주관하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에서 열리는 휴먼라이브러리는 한국사회에서 현재 어떤 편견이 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주된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편견을 다루고 사람책을 비치할 것인지 주관단체가 미리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우리에게 지금 문제가 되는 편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일반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2013년 하반기 3개월 동안 페이스북, 네이버 해피로그와 개개인의 편견을 묻는 주관식형 설문지를 통해 온라인 약 40명, 오프라인 약 240명 총 250~300명이 답해주셨고, 1인 당 다수의 응답도 있었기에 총 800여 개의 편견이 모였습니다.​▲ 편견질문지 응답자료​이번 편견조사는 일반적 사회조사방법론에 근거하기보다는, 최대한 사람들이 편하고 솔직하게 응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본격적 조사에 앞서 희망제작소 연구원들과 함께 진행해 본 워크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편견을 드러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온?오프라인 설문을 실시해보니, 응답자의 신분이 노출되는 페이스북보다 익명으로 기재되는 오프라인 설문형태에 사람들은 더 솔직하게 반응했습니다. 객관식 문항을 통해 경향을 파악할 수도 있었지만 가능한 사람들의 속내를 있는 그대로 들어보기 위해 자유롭게 서술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이번 편견조사의 한계​따라서 이번 조사는 성별과 연령 등 응답자의 분포가 일관적이지 않고 응답내용도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편견조사는 향후 한국인들의 편견을 본격적으로 조사하는 연구가 진행될 때 주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대신 받은 응답은 임의로 소재가 유사한 것끼리 묶어 주제별로 어떤 편견들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지를 아래와 같은 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특정한 기준을 사전에 정해놓고 답변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재별로 포괄하는 범위는 다릅니다.​                                                                                              (총 799개 응답, 단위: 개)​▲ 주제별 편견개수​항목 설명​– 직업: 소득을 얻는 활동이 아닌 ‘역할’ 등도 포함 (예) 아파트입주자대표– 외모: 얼굴, 인상, 체형 및 연관된 행동 특성도 포함– 지역: 특정 장소, 지역, 민족, 인종 등을 포함– 가족: 결혼제도, 가정, ‘집’에 해당되는 사항들 포함 (예) 비혼주의자, 한부모가정– 성별: 남성, 여성 및 고정된 성 역할– 연령: 세대 담론 등도 포함 – 학력: 학교, 학과, 학벌, 성적 등– 사상: 정치, 종교, 가치관, 신념 등 (예) 종북, 병역거부, 채식주의– 소수자: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한정함 (예) 장애인, 이주민, 시설아동– 기타: 위의 카테고리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것​직업에 대한 응답이 월등하게 높았고, 외모, 성별, 지역 등 일반적으로 언론 등에서 ‘이러한 편견이 있다.’라고 주로 언급되는 편견들이 그 다음으로 많은 빈도수를 차지했습니다. 한 주제로 묶기 어려운 기타 항목이 가장 높은 응답수를 차지했고, 기타 항목 중에는 혈액형에 관한 편견 22개, 돈? 물질에 관한 편견 21개 정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위와 같이 빈도수의 차이가 발생하는지는 이번 응답 분석을 통해 알 수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직업에 관한 편견이 가장 많이 작성된 이유는 다양한 측면에서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사농공상의 유교적 인습이 여전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어떤 직종과 직업에 대해 이런 편견을 가졌다고 말하기가 ‘나는 장애인은 무능력하다고 생각해’, ‘동성애자는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싶어’라고 말하는 것보다 심리적 부담감이 적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온라인상에서 응답하기까지의 참여경로나 오프라인 상에서 기재를 권유하였던 누군가의 설명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었습니다.​전 세계 공통적인 편견의 특징​다만 편견에 관한 응답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편견의 특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교대상으로는『The Living library Organiser’s Guide 2011』의 ‘영어, 헝가리어 두 개 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 목록’을 참고했습니다.​① 직업군은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어도 편견이 생긴다.​직업에 관련한 편견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크게 두 가지 발생 원인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주변에서 흔히 보기 어려워 대중매체 등에서 보여주는 판에 박은 듯한 시선이 편견이 되는 경우, 다른 하나는 주변에서 흔히 보면서 겪거나 느끼는 부정적 감정이 편견이 되는 경우입니다. 전자와 같은 상황에서 편견의 대상이 되는 대표적인 직업군 중 하나는 ‘정치인’입니다.​​​우리가 일상적으로 정치인을 접하게 되는 계기는 많지 않습니다. 사실 여부와 별개로 뉴스가 자주 보여주는, 드라마에 나오는 정치인 역할을 맡은 배역들의 성격과 행동이 사람들의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와 편견을 형성합니다.​또 어떤 편견은 직업군의 특색 때문에 한 측면이 주로 강조되면서 생기기도 합니다. 아래는 ‘공무원’에 대한 국내외 편견입니다.​​물론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에 대한 편견은 정해진 규격과 요건을 맞추어 규정대로 움직여야 하는 직종의 특색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공무원을 직업인으로 만나게 되는 경우는 주로 정부에게 무언가를 요청하거나 허락을 구해야 할 때이므로 생기게 되는 편견이 아닌가 합니다.​② 어느 나라나 인근 국가 국민을 대상으로 한 편견이 강하다.​​위에 소개한 가이드에는 루마니아인, 슬로바키아인, 헝가리인 등에 대한 편견이 다수 기재되었지만, 이번 편견 조사에서 위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편견은 전무했습니다. 대신 중국인, 일본인, 동남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편견이 주로 언급되었습니다. 앞의 사례를 통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의 국민들이 교류할 기회가 잦은 만큼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 편견을 갖게 되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중 한국의 특색이 있다면 바로 북한이탈주민에 관한 것입니다.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이번 조사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을 향한 편견이 여러 번 언급되었습니다.​한국에서만 드러나는 몇 가지 편견들​앞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편견을 두 가지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편견 외에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특성을 담은 편견도 분명 있었습니다. 몇 가지 화제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① 혈액형​A형은 소심하다, B형 남자는 바람을 피운다, O형은 성격이 좋고 뒤끝이 없을 것이다……. 혈액형에 따라 성격을 단정 짓는 현상은 한국과 일본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런 구분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실상 역시 어느 정도 사회에 통용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견조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혈액형에 관한 편견을 적었습니다.​② 나이​연령과 관련한 편견은 다양한 형태로 변주됩니다. ‘나이든 사람은 보수적이다.’, ‘나이든 사람은 행동이 굼뜨고 고지식하다.’와 같은 고정된 편견도 있지만, 20대, 아줌마, 아저씨, 늙은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이와 연관된 편견들이 표현됩니다. ‘김 여사는 운전을 못한다.’, ‘배 나온 중년남자는 변태일 것이다.’와 같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③ 성 역할​성 역할을 다루는 편견 역시 사회의 다양한 주제들과 만나면서 확대 재생산됩니다. ‘여성은 논리성이 떨어진다.’나 ‘남성은 성욕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유흥주점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처럼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편견도 있지만, ‘백인과 사귀는 여성은 김치년이다.’ ‘결혼할 때 남자는 집을 장만하고 여자는 혼수를 마련해야 한다.’와 같은 한국의 특수한 사회적 배경과 결합해 발생하는 편견들도 있었습니다.​④ 학력​‘서울대생들은 머리는 좋지만 사회성이 떨어진다.’나 ‘연고대 출신들은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등은 대학 서열에 따라 기회가 불균등한 사회 현실을 반영한 편견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는 ‘고졸 혹은 대학 중퇴자는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거나 ‘대안학교 학생이나 홈스쿨러는 진보적인 생각을 가졌다.’처럼 보통의 학교체제에서 벗어난 사람들에 대한 편견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⑤ 소수자​이주민, 동성애자, 장애인 등 우리가 흔히 ‘편견’하면 떠오르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편견을 기재하라고 할 때, 사람들은 이들을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도출된 편견 799개 중 소수자와 관련한 응답은 42개로 5%에 불과했습니다. 종교를 주제로 한 편견 중 신도가 소수인 종교와 종교인에 대한 편견보다 기독교인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더 많다는 사실도 흥미로웠습니다.​제한된 사람들의 주관식 설문을 통해 한국 사회의 편견을 전반적으로 분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응답을 분석하면서 우리가 휴먼라이브러리를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느끼고 관찰한 내용들을 공유하는 것이 한국인들이 편견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과 태도는 우리에게 다양한 고민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고민의 과정을 공개하고 흐름을 함께 짚어보는 것이 지금 여기서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하는데 보탬이 될 듯합니다.​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곧 편견​지난 1편에서 선입견, 고정관념, 편견의 개념과 특징을 살펴본 바 있습니다. 각각의 학술적인 정의는 무척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전적 정의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고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쓰임과 자신만의 해설을 덧붙이게 됩니다. 편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여러 사람들에게 편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편견을 인식하고 있는지 한 걸음 떨어져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편견 설문카드를 전시한 벽​한국인에게 편견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가​온오프라인을 통해 “당신의 편견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어떤 내용이 담겼든 바로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도대체 뭘 어떻게 써야 할까 궁리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우리가 왜 이 질문을 던지게 되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편견을 언급했는지 한참을 설명한 뒤에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를 끄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습을 여러 번 지켜보면서 편견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하나는 평소에 편견을 의식적으로 생각하거나 고민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편견이라는 단어가 주인공이 되는 낯선 상황에 놓이게 되면, 우선 당황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편견이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객관화하는 것을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편견을 적어주세요.”라고 요청했을 때 시험시간에나 보듯 한 손으로 머리를 쥐어짜고 다른 한 손으로는 펜을 들며 눈은 용지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공통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기재하는 편견은 주로 나를 힘들게 하는 사회의 시선이었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갖고 있는 부적합한 견해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사람들은 “당신이 겪고 있거나 겪어본 적 있는 불편하고 불쾌했던 사회 속 부정적 통념은 무엇입니까?”로 해석하여 응답했습니다. 일례로 비영리활동가에 대한 편견은 1백여 개의 직업에 대한 편견 중 20%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는데, 이중 절반은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이었습니다. 자신이 비영리활동가로 살면서 들었던 오해를 여러 편견 중 가장 많이 손꼽았다는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편견 자체를 크게 고민하지 않으며, 어떤 부정적 견해로 인해 나 또는 나와 가까운 사람이 피해를 본다고 인식할 때 편견이 문제가 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나는 편견이 없습니다​▲ 편견에 대한 입장을 적은 설문카드​물론 나를 힘들게 하는 시선만 편견으로 이야기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주변에서 생기는 여러 사회갈등에 관심을 갖고 그 중 몇몇은 편견이며 이 편견이 차별로 이어진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받아본 편견 메시지 중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이 편견은 내 편견이 아니다.”라고 기재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분명히 사회 속 편견은 편견인데, 나는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당신의 편견이 무엇이냐 물었는데 자신의 편견은 아니니 그렇게 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숨겨진 함의가 더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 가장 주요한 것은 사람들은 편견이 옳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고, 알면서도 일정 부분 자신도 그 편견에 동조하게 되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데,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으려는 폐쇄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입니다.​사람들은 흔히 편견을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견의 주체는 내가 아닌 불특정 다수라고 여깁니다. 이는 사회학자 데이비슨(W. Phillips Davison)이 주창한 ‘제3자 효과(The Third-Person Effect)’와도 연관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3자효과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메시지가 자신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타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여기는 개인의 지각’을 말합니다. 그래서 제3자효과는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판단력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경향을 설명하는데 주로 쓰입니다. 제3자효과가 편견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설명하는데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편견 자체에 대한 거부감​그리고 사람들은 편견을 이야기하고 드러내는 것 자체를 꺼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에서 말했듯 사람들은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자신이 편견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그 편견의 대상이거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편견을 피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하나는 말 그대로 피하는 것입니다. 사람책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특히 공을 들인 사람책은 북한이탈주민이었습니다. 한국만이 갖는 편견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람책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했습니다. 여러 관련단체에 요청했고 지인까지 동원했지만 사람책 섭외가 어려웠습니다. 추천받은 사람책이 갑자기 퇴짜를 놓기 일쑤였고, 하겠다 안 하겠다 말 바꾸기도 여러 번이었으며, 잠적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분이 거절의사를 표하면서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경험적으로 내가 북한이탈주민인 걸 알리지 않는 편이 항상 자신에게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체장애인처럼 눈에 보이는 편견은 오히려 감출 수가 없어서 편견이 더 심해지기도 하지만 편견을 없애려는 시도와 동기에도 힘이 붙습니다. 대조적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역시 사람책 섭외가 어려워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사회복지사를 바라보는 주변의 인식이나 편견이 사회복지사의 처우를 더 열악하게 성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너희는 봉사하는 거니까, 사회복지사가 왜 임금투쟁을 하고, 왜 처우개선 얘기에 목숨 거냐. 너네는 더 어려운 사람 도와야지 이런 얘기들이 있어서. 사회복지사들이 그래서 사회복지사는 천사다 이런 얘기 들으면 경기 일으키거든요. 우리를 직업군으로 봐줘야 하는데, 나눔과 어떤 그런 정신이 충만한 사람들로 보는 경향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그 얘기를 제일 많이 하더라고요.​우리 돈 받고 하는 일이고, 직업인데, 그냥 봉사정신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전문성 없이 할 수 있는 그런 영역으로 봐주면 되게, 수고한다고 하면서 봉사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전문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마음을 칭찬하는.​– 사회복지사 사람책 사전인터뷰 중에서​다른 하나는 당사자가 아닌 대변자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책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왜 내가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내가 그 편견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어디에서 나왔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책은 사람책이 되기로 승낙하고서도 자신이 겪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기보다 ‘남들은’ ‘누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신경 썼습니다. 편견이 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치나 간접 경험들을 보여주는 능력은 사람책이 가지면 좋을 중요한 역량이지만, 내 얘기보다 소속집단의 목소리를 내는데 신경을 쓰다보면 자서전을 써야 하는데 르포를 쓰는 우를 범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 점은 나의 이야기를 하는데 익숙하지 않고 사생활을 드러내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한국 문화의 특징과도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담감을 떨치기 위해 자신은 매개자의 역할만 맡고 발언 자체는 공동의 것으로 한다든가 권위 있는 사람의 발언을 무의식적으로 빌려오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사람들이 편견을 마주하려는 용기를 내는 순간​그렇다고 만일 사람들이 타인을 향한 또는 타인이 겪고 있는 편견에 무관심한 채 자신의 편견만 호소했더라면 휴먼라이브러리는 성사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오는 2월 15일 진행하는 휴먼라이브러리는 사전대출을 시작한지 열흘도 되지 않아 모든 사람책이 마감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왜 편견이란 익숙지 않은 단어로 포장한 휴먼라이브러리에 귀한 시간을 내 찾아오는 것일까요?​편견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을 때​○ 우리 사회에 사는 이주민의 시각을 알고 싶다.○ 이주민과 직접 이야기해본 적 없습니다. 일부러 이야기를 피한 건 아닌데, 부담스러운 틀이 없이 말을 듣고 건넬만한 기회가 없었어요.○ 디아스포라 연구라는 강의를 수강하면서 편집된 이주민의 이야기가 아닌, 날것 그대로의 이주민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이주민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주민은 왜 자기 힘으로 성공하지 못 하는 건가요? 이주민이 바라보는 한국사회와 한국인은 어떤가요?​– 이주민 사람책 대출신청사유 중​첫 번째로 대상에 대한 호기심과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싶다는 욕구를 들 수 있습니다. 어떤 대상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될 때 사람들은 사실 여부를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 합니다. 주변에 다수 있지만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 우연히 그 편견을 접할 기회가 생기게 될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또한 짧은 경험이나 매체를 통해 무비판적으로 성급하게 수용한 의견을 정정하겠다는 의지가 생겼을 때 자신의 편견을 직면하려는 용기가 생기기도 합니다.​나와 편견 대상과의 공통점을 발견했을 때​○ 저는 새내기 아줌마입니다. 함께 사는 아줌마들을 이해하고 싶고 용기 받고 싶습니다.○ 나도 아줌마니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 163 (전농동90) 서울시립대학교/ 02504 / TEL: 02-6490-6242 / FAX : 02-6490-6239

Copyright © 2018 Seoul Human Libra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