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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글] 희망제작소 - (4) 일상시민교육으로서 휴먼라이브러리의 과제
모든 사회에는 편견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대부분의 편견은 차별과 갈등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0년 덴마크의 평범한 청년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2014년 현재 전 세계 약 70여 개국으로 확산된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본 기사는 2014년 2월 15일(토), 18일(화) 양일 간 진행되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행사에 앞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견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외 <휴먼라이브러리> 운영 현황과 시민교육으로의 가능성까지 살펴볼 예정입니다.휴먼라이브러리 기획 기사(4) 일상시민교육으로서 휴먼라이브러리의 과제앞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이해하기 위해 선입견, 고정관념 등 개념을 정리하고 휴먼라이브러리의 발생배경, 형식, 특징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에 어떠한 편견이 있으며 사람들이 편견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70여 개국에 전파되고 있는 휴먼라이브러리가 한국 사회에서 본연의 취지를 잃지 않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궁리하면서 전제한 것은, 휴먼라이브러리는 소규모 지역 단위로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점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에서는 우리가 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과 장벽 없는 대화와 상호이해를 강조합니다. 특정 주제의 편견을 없애는 수단이나 일상과 격리된 전문가로부터 배움과 정보 전달의 수단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활용된다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기 쉽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추구하는 신념을 지키면서 한국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겠다는 문제의식에 방점을 두고 앞으로 과제를 고민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휴먼라이브러리를 구성하는 3주체인 기획자, 사람책, 독자 각각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살피는 방식으로 구성하였습니다.기획자를 위한 과제① 기획자를 위한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 제작휴먼라이브러리를 만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면,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다면, 이미 당신은 휴먼라이브러리 기획자로서 자격이 충분합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새로 시작하는 일은 막막하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미 10여 년의 휴먼라이브러리 역사가 축적된 유럽에서는 새롭게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소개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Council of Europe의 지원을 받아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 : The Living Library Organiser's Guide>가 2005년과 2011년에 각각 제작되었습니다.▲ 해외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 표지소개서에 담긴 내용들은 간단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취지와 역사를 소개하고 휴먼라이브러리를 어떻게 준비하고 조직해야 하는지 또 사람책과 사서들이 할 일은 무엇인지 구체적 사례와 경험을 곁들여 안내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한국식 설명서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할 때 고려해야 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들을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이번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희망제작소는 위의 두 소개서와 최신 자료를 번역, 종합하여 안내서를 제작하였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준비과정은 국내외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휴먼라이브러리를 처음 접하고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② 기획자 역량강화 교육현장의 목소리는 어떤 이론과 연구보다 유사한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큰 지원군이 됩니다. 휴먼라이브러리를 여는 기획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지역과 기관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다양한 성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종 이들이 몸담고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 떨어져 주변을 둘러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도 필요합니다. 각자의 사례를 소개하고 어려운 점을 공유하며 서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기획자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정확하게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교육도 준비되어야 합니다.이번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가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서울 세션과 기획 및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수원 세션으로 나뉘어 열리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창립자의 강연을 들으며 휴먼라이브러리의 목적을 이해하고, 휴먼라이브러리가 어떠한 것인지 직접 체험하며, 이미 국내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한 사례를 학습하여 각자가 앞으로 어떤 구상을 해야 할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더불어 이 자리를 통해 앞으로 기획자들에게 어떠한 정보와 교육이 필요한지 의견을 수렴하고자 합니다.③ 국내 휴먼라이브러리 사례 분석 및 방법론 제시방방곡곡에 더 많은 휴먼라이브러리가 발생하고 지속된다면 이들을 꾸준하게 관찰하고 성과를 수집하여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국내 휴먼라이브러리 개최 사례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3년간 40여 기관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일회성 행사로 그친 경우도 있었지만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방법론이라는 것을 감안하였을 때,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앞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더욱 큽니다. 이런 사례들을 관리하고 결과물을 공유하는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봅니다.주최기관의 특성에 따라 몇 가지 안정적인 체계가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 사례를 보면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휴먼라이브러리는 주로 도서관을 중심으로 열립니다. 호주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덴마크를 제외한 북유럽 국가들처럼 국가가 나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장려하는 곳도 있고, 영국처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널리 퍼지는 곳도 있습니다.한국의 경우 공공기관, 도서관, 민간단체 등이 쏠림 없이 두루두루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후 여러 후발주자들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각각의 특성에 맞게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하는 방법론이 생겨날 것이고 또 요구될 것입니다. 이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기관 역시 필요할 것입니다.④ 편견을 주제로 한 학습도구 개발휴먼라이브러리는 정해진 시공간에서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일시적이지만 기획하는 기관이나 단체의 입장에서 보면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단발적인 행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편견을 줄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중요하지만 편견을 없앨 수 있는 다른 방안들도 동시에 헤아려봐야 합니다.앞에서 한국인들이 편견을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하는지 알아본 바 있습니다. 한국인만의 특징은 아닐 수 있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거나 평소에 의식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편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려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참작했을 때 우선해야 할 일은 자신이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도록 도와 주는 것입니다. 편견을 직면하게 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 자신을 인정하게 하는 ‘편견 워크숍’의 개발, 지역별, 대상별로 상식이란 이름으로 감춰진 편견을 모으는 ‘편견 사전’ 제작 등 새로운 시민교육을 위한 도구와 방법의 개발이 우리가 해야 할 일들 중 하나입니다.⑤ 해외 네트워크 사례 연구휴먼라이브러리는 70여 개 국가에서 열리고 있으며, 국가별로 휴먼라이브러리 본부에서 선정한 파트너십 기관들이 있습니다. 국가당 한 개 기관인 경우도 있고, 여러 개 기관인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은 희망제작소가 공식 파트너로 등록되어 있습니다.이들은 정기적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하고 자국 내 휴먼라이브러리를 지원합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례들을 축적해두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륙별, 국가별 특징을 분석해서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어떠한 성과를 얻었는지 알아보고 국내에 알리는 것 또한 휴먼라이브러리를 확산하고 편견과 차별을 줄이는 유효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태국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로니 애버겔[예1]지난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태국에서 열린 <2014 International Forum on Human Library Development for ASEAN>에서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에서 휴먼라이브러리 사례를 나누며 발전방안을 공유하였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한국 사례발표자로 참여하여, 이번 컨퍼런스 소개를 중심으로 한국 내 휴먼라이브러리의 운영현황과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예2]서호주 Curtin University에서 인권교육을 연구하는 Greg Watson은 로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였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라 연구대상으로서도 가치가 있음을 보여 줍니다.사람책을 위한 과제① 사람책 되기 훈련휴먼라이브러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책입니다. 독자들과 만나는 것도 대화를 나누는 것도 사람책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는 사람책의 역할과 주의사항을 적는 데 절반 이상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책은 휴먼라이브러리의 핵심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에는 사람책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책은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즉, 해당 편견 및 고정관념과 관련해 의미 있는 개인적 경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독자들과 원활한 대화가 가능하기 위해 사람책은 안정적 성격의 소유자여야 한다. 해당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대해 성찰적이며 성숙한 의견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설교하거나 전도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말하기 좋아하고 외향적이라고 해서 사람책이 되기에 적합한 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성향의 소유자는 독자와 진지한 대화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책은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자가 요청하는 시간 동안 책임감 있게 활동에 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이런 사람책을 주변에서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적은 사람은 주로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사람책이 될 확률이 낮습니다. 지역 기반의 기관과 단체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여는 것을 권장한 이유는 지역사회에서 신망받고 오랜 교류를 통해 검증된 사람을 사람책으로 섭외할 수 있는 기반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상황에 놓인 기관 및 단체이든 사람책을 섭외는 가장 큰 난관입니다. 그래서 사람책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합니다. 사람책을 양성하는 일 역시 필요합니다.사람책을 섭외하기 전 인터뷰한 사람책 경험자들이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말하는 점은 사람책으로 참여한 것이 자신에게도 큰 감동과 변화를 가져다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편견과 질문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경청하고 이에 걸맞은 답변을 갖춰 대화하는 경험은, 독자 못지않게 사람책을 성장시킵니다. 대화를 통해 자신을 향한 편견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람책을 발굴하고 사람책을 키워내는 일 또한 앞으로 우리가 짊어져야 할 몫입니다.② 사람책 사이에 정보 및 경험 교류기획자끼리의 정보와 경험 교류가 중요하듯이 다른 사람책과 만나는 경험 역시 앞으로 필요해질 것입니다. 처음 사람책으로 참가하는 사람에겐 기획자가 궁금한 점을 답하고 친밀한 관계를 쌓아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지만, 이미 경험한 사람책의 경험담을 듣는 것만큼 심리적 안정감을 주지는 못합니다. 사람책들의 만남에서는 사람책 후배는 사람책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고, 여러 차례 휴먼라이브러리를 경험한 사람책은 기획자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여러 사람책이 모여 거주지역이나 직장에서 자발적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기획할 수도 있습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자 사이에 만남을 주선하듯, 휴먼라이브러리가 더 많은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된다면 서로 다른 사람책들이 만나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독자를 위한 과제① 정기적 휴먼라이브러리독자들은 더 많은 그리고 더 가까운 휴먼라이브러리를 원합니다. 실제로 이번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에서 가장 빨리 사전신청이 마감된 건 세 가지 프로그램 중 ‘사람책과 대화’였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좀 더 성대하고 다채로운 휴먼라이브러리가 아니라 학교, 직장, 동네 등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장소에서 열리는 휴먼라이브러리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TV나 책을 통해 느낄 수 없는 대면만이 제공하는 대화의 힘을 강조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소규모 지역 단위와 밀접한 연관을 맺습니다. 예비독자들이 목말라하는 휴먼라이브러리의 참여기회는 조금 더 많은 지역 활동들이 휴먼라이브러리와 연계될 때 충족되리라 믿습니다.▲ 국내에서 운영된 다양한 휴먼라이브러리 포스터2014년 희망제작소는① 휴먼라이브러리를 주제로 한 도서 발간현재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것에 비해 휴먼라이브러리 참가 기회를 비롯하여 기획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는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국내엔 2009년 방송작가 출신의 김수정 씨가 영국 런던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접하고 쓴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 이외에는 아직 별다른 자료가 없습니다.이번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한국어판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를 번역?제작한 것을 시작으로 희망제작소는 이번 컨퍼런스 운영경험을 살려 휴먼라이브러리 기획자를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는 도서를 출간하려 합니다. 또한 아직 휴먼라이브러리를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다뤄보려 합니다.② 새로운 시민교육 방법론으로서 휴먼라이브러리휴먼라이브러리는 지금까지 사업 다각화보다는 일회성 축제행사에서 정기적인 학교,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북유럽에서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까지 여러 기관과 지역에 복제하는 방식으로 확산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다큐멘터리와 같은 새로운 매체를 통해서 휴먼라이브러리를 모색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희망제작소는 처음부터 휴먼라이브러리를 우리의 시민의식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의 일환으로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앞으로 희망제작소는 휴먼라이브러리라는 매개를 통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사람책을 양성하고, 기획자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교육기회와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③ 일상의 편견을 대상으로 심층 연구휴먼라이브러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의 편견을 줄이는 것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방법론을 통해 생생한 방식으로 편견을 접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의가 있습니다. 여기서 편견을 없애는 데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사회적 편견이 차별로 이어지는 구체적 사례를 알아보고 편견의 유래와 편견을 없앨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해봐야 합니다.희망제작소는 이번 편견 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편견을 주로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조사내용을 들여다보며 이 편견이 어떤 계기로 발생하게 되었는지, 어떤 활동들을 통해 편견을 없애는 데 더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컨퍼런스의 후원단체인 한겨레21과 공동으로 2014년 한 해 동안 우리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유의미한 편견을 뽑아서 사람책과 독자, 전문가가 함께 하는 휴먼라이브러리를 진행해보려 합니다. 우리 사회에 특정 주제에 대한 편견들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좀 더 세밀하게 알아보고 편견의 오류를 짚어보려고 합니다.지금까지 휴먼라이브러리의 발전적인 정착을 위한 우리의 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중에서는 시급한 것도 있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이 과제들이 누구 하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편견을 마주하고자 마음먹은 이들이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대화의 장인 것처럼, 여기 모인 우리가 우리 사회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조금씩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희망제작소 역시 함께 하겠습니다.글_ 남경아 (교육센터 센터장 msnka@makehope.org)최영인 (교육센터 선임연구원 in@makehope.org)이민영 (교육센터 연구원 mignon@makehope.org)원문보기: http://www.makehope.org/?p=1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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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글] 희망제작소 - (3)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본 우리 사회의 편견
모든 사회에는 편견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대부분의 편견은 차별과 갈등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0년 덴마크의 평범한 청년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2014년 현재 전 세계 약 70여 개국으로 확산된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본 기사는 2014년 2월 15일(토), 18일(화) 양일 간 진행되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행사에 앞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견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외 <휴먼라이브러리> 운영 현황과 시민교육으로의 가능성까지 살펴볼 예정입니다.휴먼라이브러리 기획 기사(3)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본 우리 사회의 편견휴먼라이브러리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2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1) 주제와 공간이 다양하고 제한된 형식 없이 저예산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특징, 2)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 보장을 위해 편견을 줄이겠다는 신념, 3) 사람책과 독자가 대화라는 도구를 통해 만나는 방식 등을 아울러 우리는 휴먼라이브러리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하는 과정은 비슷할지라도, 누가 왜 개최하는지에 따라 행사의 목표와 다루는 편견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국회도서관, 수원시평생학습관, 희망제작소가 공동주관하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에서 열리는 휴먼라이브러리는 한국사회에서 현재 어떤 편견이 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주된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편견을 다루고 사람책을 비치할 것인지 주관단체가 미리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우리에게 지금 문제가 되는 편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일반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2013년 하반기 3개월 동안 페이스북, 네이버 해피로그와 개개인의 편견을 묻는 주관식형 설문지를 통해 온라인 약 40명, 오프라인 약 240명 총 250~300명이 답해주셨고, 1인 당 다수의 응답도 있었기에 총 800여 개의 편견이 모였습니다.▲ 편견질문지 응답자료이번 편견조사는 일반적 사회조사방법론에 근거하기보다는, 최대한 사람들이 편하고 솔직하게 응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본격적 조사에 앞서 희망제작소 연구원들과 함께 진행해 본 워크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편견을 드러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온?오프라인 설문을 실시해보니, 응답자의 신분이 노출되는 페이스북보다 익명으로 기재되는 오프라인 설문형태에 사람들은 더 솔직하게 반응했습니다. 객관식 문항을 통해 경향을 파악할 수도 있었지만 가능한 사람들의 속내를 있는 그대로 들어보기 위해 자유롭게 서술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이번 편견조사의 한계따라서 이번 조사는 성별과 연령 등 응답자의 분포가 일관적이지 않고 응답내용도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편견조사는 향후 한국인들의 편견을 본격적으로 조사하는 연구가 진행될 때 주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대신 받은 응답은 임의로 소재가 유사한 것끼리 묶어 주제별로 어떤 편견들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지를 아래와 같은 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특정한 기준을 사전에 정해놓고 답변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재별로 포괄하는 범위는 다릅니다. (총 799개 응답, 단위: 개)▲ 주제별 편견개수항목 설명– 직업: 소득을 얻는 활동이 아닌 ‘역할’ 등도 포함 (예) 아파트입주자대표– 외모: 얼굴, 인상, 체형 및 연관된 행동 특성도 포함– 지역: 특정 장소, 지역, 민족, 인종 등을 포함– 가족: 결혼제도, 가정, ‘집’에 해당되는 사항들 포함 (예) 비혼주의자, 한부모가정– 성별: 남성, 여성 및 고정된 성 역할– 연령: 세대 담론 등도 포함 – 학력: 학교, 학과, 학벌, 성적 등– 사상: 정치, 종교, 가치관, 신념 등 (예) 종북, 병역거부, 채식주의– 소수자: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한정함 (예) 장애인, 이주민, 시설아동– 기타: 위의 카테고리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것직업에 대한 응답이 월등하게 높았고, 외모, 성별, 지역 등 일반적으로 언론 등에서 ‘이러한 편견이 있다.’라고 주로 언급되는 편견들이 그 다음으로 많은 빈도수를 차지했습니다. 한 주제로 묶기 어려운 기타 항목이 가장 높은 응답수를 차지했고, 기타 항목 중에는 혈액형에 관한 편견 22개, 돈? 물질에 관한 편견 21개 정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위와 같이 빈도수의 차이가 발생하는지는 이번 응답 분석을 통해 알 수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직업에 관한 편견이 가장 많이 작성된 이유는 다양한 측면에서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사농공상의 유교적 인습이 여전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어떤 직종과 직업에 대해 이런 편견을 가졌다고 말하기가 ‘나는 장애인은 무능력하다고 생각해’, ‘동성애자는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싶어’라고 말하는 것보다 심리적 부담감이 적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온라인상에서 응답하기까지의 참여경로나 오프라인 상에서 기재를 권유하였던 누군가의 설명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었습니다.전 세계 공통적인 편견의 특징다만 편견에 관한 응답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편견의 특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교대상으로는『The Living library Organiser’s Guide 2011』의 ‘영어, 헝가리어 두 개 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 목록’을 참고했습니다.① 직업군은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어도 편견이 생긴다.직업에 관련한 편견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크게 두 가지 발생 원인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주변에서 흔히 보기 어려워 대중매체 등에서 보여주는 판에 박은 듯한 시선이 편견이 되는 경우, 다른 하나는 주변에서 흔히 보면서 겪거나 느끼는 부정적 감정이 편견이 되는 경우입니다. 전자와 같은 상황에서 편견의 대상이 되는 대표적인 직업군 중 하나는 ‘정치인’입니다.우리가 일상적으로 정치인을 접하게 되는 계기는 많지 않습니다. 사실 여부와 별개로 뉴스가 자주 보여주는, 드라마에 나오는 정치인 역할을 맡은 배역들의 성격과 행동이 사람들의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와 편견을 형성합니다.또 어떤 편견은 직업군의 특색 때문에 한 측면이 주로 강조되면서 생기기도 합니다. 아래는 ‘공무원’에 대한 국내외 편견입니다.물론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에 대한 편견은 정해진 규격과 요건을 맞추어 규정대로 움직여야 하는 직종의 특색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공무원을 직업인으로 만나게 되는 경우는 주로 정부에게 무언가를 요청하거나 허락을 구해야 할 때이므로 생기게 되는 편견이 아닌가 합니다.② 어느 나라나 인근 국가 국민을 대상으로 한 편견이 강하다.위에 소개한 가이드에는 루마니아인, 슬로바키아인, 헝가리인 등에 대한 편견이 다수 기재되었지만, 이번 편견 조사에서 위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편견은 전무했습니다. 대신 중국인, 일본인, 동남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편견이 주로 언급되었습니다. 앞의 사례를 통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의 국민들이 교류할 기회가 잦은 만큼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 편견을 갖게 되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중 한국의 특색이 있다면 바로 북한이탈주민에 관한 것입니다.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이번 조사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을 향한 편견이 여러 번 언급되었습니다.한국에서만 드러나는 몇 가지 편견들앞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편견을 두 가지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편견 외에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특성을 담은 편견도 분명 있었습니다. 몇 가지 화제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① 혈액형A형은 소심하다, B형 남자는 바람을 피운다, O형은 성격이 좋고 뒤끝이 없을 것이다……. 혈액형에 따라 성격을 단정 짓는 현상은 한국과 일본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런 구분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실상 역시 어느 정도 사회에 통용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견조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혈액형에 관한 편견을 적었습니다.② 나이연령과 관련한 편견은 다양한 형태로 변주됩니다. ‘나이든 사람은 보수적이다.’, ‘나이든 사람은 행동이 굼뜨고 고지식하다.’와 같은 고정된 편견도 있지만, 20대, 아줌마, 아저씨, 늙은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이와 연관된 편견들이 표현됩니다. ‘김 여사는 운전을 못한다.’, ‘배 나온 중년남자는 변태일 것이다.’와 같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③ 성 역할성 역할을 다루는 편견 역시 사회의 다양한 주제들과 만나면서 확대 재생산됩니다. ‘여성은 논리성이 떨어진다.’나 ‘남성은 성욕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유흥주점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처럼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편견도 있지만, ‘백인과 사귀는 여성은 김치년이다.’ ‘결혼할 때 남자는 집을 장만하고 여자는 혼수를 마련해야 한다.’와 같은 한국의 특수한 사회적 배경과 결합해 발생하는 편견들도 있었습니다.④ 학력‘서울대생들은 머리는 좋지만 사회성이 떨어진다.’나 ‘연고대 출신들은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등은 대학 서열에 따라 기회가 불균등한 사회 현실을 반영한 편견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는 ‘고졸 혹은 대학 중퇴자는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거나 ‘대안학교 학생이나 홈스쿨러는 진보적인 생각을 가졌다.’처럼 보통의 학교체제에서 벗어난 사람들에 대한 편견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⑤ 소수자이주민, 동성애자, 장애인 등 우리가 흔히 ‘편견’하면 떠오르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편견을 기재하라고 할 때, 사람들은 이들을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도출된 편견 799개 중 소수자와 관련한 응답은 42개로 5%에 불과했습니다. 종교를 주제로 한 편견 중 신도가 소수인 종교와 종교인에 대한 편견보다 기독교인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더 많다는 사실도 흥미로웠습니다.제한된 사람들의 주관식 설문을 통해 한국 사회의 편견을 전반적으로 분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응답을 분석하면서 우리가 휴먼라이브러리를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느끼고 관찰한 내용들을 공유하는 것이 한국인들이 편견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과 태도는 우리에게 다양한 고민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고민의 과정을 공개하고 흐름을 함께 짚어보는 것이 지금 여기서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하는데 보탬이 될 듯합니다.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곧 편견지난 1편에서 선입견, 고정관념, 편견의 개념과 특징을 살펴본 바 있습니다. 각각의 학술적인 정의는 무척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전적 정의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고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쓰임과 자신만의 해설을 덧붙이게 됩니다. 편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여러 사람들에게 편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편견을 인식하고 있는지 한 걸음 떨어져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편견 설문카드를 전시한 벽한국인에게 편견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가온오프라인을 통해 “당신의 편견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어떤 내용이 담겼든 바로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도대체 뭘 어떻게 써야 할까 궁리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우리가 왜 이 질문을 던지게 되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편견을 언급했는지 한참을 설명한 뒤에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를 끄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습을 여러 번 지켜보면서 편견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하나는 평소에 편견을 의식적으로 생각하거나 고민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편견이라는 단어가 주인공이 되는 낯선 상황에 놓이게 되면, 우선 당황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편견이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객관화하는 것을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편견을 적어주세요.”라고 요청했을 때 시험시간에나 보듯 한 손으로 머리를 쥐어짜고 다른 한 손으로는 펜을 들며 눈은 용지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공통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기재하는 편견은 주로 나를 힘들게 하는 사회의 시선이었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갖고 있는 부적합한 견해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사람들은 “당신이 겪고 있거나 겪어본 적 있는 불편하고 불쾌했던 사회 속 부정적 통념은 무엇입니까?”로 해석하여 응답했습니다. 일례로 비영리활동가에 대한 편견은 1백여 개의 직업에 대한 편견 중 20%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는데, 이중 절반은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이었습니다. 자신이 비영리활동가로 살면서 들었던 오해를 여러 편견 중 가장 많이 손꼽았다는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편견 자체를 크게 고민하지 않으며, 어떤 부정적 견해로 인해 나 또는 나와 가까운 사람이 피해를 본다고 인식할 때 편견이 문제가 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나는 편견이 없습니다▲ 편견에 대한 입장을 적은 설문카드물론 나를 힘들게 하는 시선만 편견으로 이야기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주변에서 생기는 여러 사회갈등에 관심을 갖고 그 중 몇몇은 편견이며 이 편견이 차별로 이어진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받아본 편견 메시지 중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이 편견은 내 편견이 아니다.”라고 기재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분명히 사회 속 편견은 편견인데, 나는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당신의 편견이 무엇이냐 물었는데 자신의 편견은 아니니 그렇게 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숨겨진 함의가 더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 가장 주요한 것은 사람들은 편견이 옳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고, 알면서도 일정 부분 자신도 그 편견에 동조하게 되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데,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으려는 폐쇄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입니다.사람들은 흔히 편견을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견의 주체는 내가 아닌 불특정 다수라고 여깁니다. 이는 사회학자 데이비슨(W. Phillips Davison)이 주창한 ‘제3자 효과(The Third-Person Effect)’와도 연관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3자효과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메시지가 자신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타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여기는 개인의 지각’을 말합니다. 그래서 제3자효과는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판단력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경향을 설명하는데 주로 쓰입니다. 제3자효과가 편견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설명하는데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편견 자체에 대한 거부감그리고 사람들은 편견을 이야기하고 드러내는 것 자체를 꺼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에서 말했듯 사람들은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자신이 편견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그 편견의 대상이거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편견을 피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하나는 말 그대로 피하는 것입니다. 사람책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특히 공을 들인 사람책은 북한이탈주민이었습니다. 한국만이 갖는 편견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람책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했습니다. 여러 관련단체에 요청했고 지인까지 동원했지만 사람책 섭외가 어려웠습니다. 추천받은 사람책이 갑자기 퇴짜를 놓기 일쑤였고, 하겠다 안 하겠다 말 바꾸기도 여러 번이었으며, 잠적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분이 거절의사를 표하면서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경험적으로 내가 북한이탈주민인 걸 알리지 않는 편이 항상 자신에게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체장애인처럼 눈에 보이는 편견은 오히려 감출 수가 없어서 편견이 더 심해지기도 하지만 편견을 없애려는 시도와 동기에도 힘이 붙습니다. 대조적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역시 사람책 섭외가 어려워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사회복지사를 바라보는 주변의 인식이나 편견이 사회복지사의 처우를 더 열악하게 성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너희는 봉사하는 거니까, 사회복지사가 왜 임금투쟁을 하고, 왜 처우개선 얘기에 목숨 거냐. 너네는 더 어려운 사람 도와야지 이런 얘기들이 있어서. 사회복지사들이 그래서 사회복지사는 천사다 이런 얘기 들으면 경기 일으키거든요. 우리를 직업군으로 봐줘야 하는데, 나눔과 어떤 그런 정신이 충만한 사람들로 보는 경향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그 얘기를 제일 많이 하더라고요.우리 돈 받고 하는 일이고, 직업인데, 그냥 봉사정신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전문성 없이 할 수 있는 그런 영역으로 봐주면 되게, 수고한다고 하면서 봉사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전문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마음을 칭찬하는.– 사회복지사 사람책 사전인터뷰 중에서다른 하나는 당사자가 아닌 대변자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책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왜 내가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내가 그 편견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어디에서 나왔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책은 사람책이 되기로 승낙하고서도 자신이 겪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기보다 ‘남들은’ ‘누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신경 썼습니다. 편견이 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치나 간접 경험들을 보여주는 능력은 사람책이 가지면 좋을 중요한 역량이지만, 내 얘기보다 소속집단의 목소리를 내는데 신경을 쓰다보면 자서전을 써야 하는데 르포를 쓰는 우를 범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 점은 나의 이야기를 하는데 익숙하지 않고 사생활을 드러내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한국 문화의 특징과도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담감을 떨치기 위해 자신은 매개자의 역할만 맡고 발언 자체는 공동의 것으로 한다든가 권위 있는 사람의 발언을 무의식적으로 빌려오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사람들이 편견을 마주하려는 용기를 내는 순간그렇다고 만일 사람들이 타인을 향한 또는 타인이 겪고 있는 편견에 무관심한 채 자신의 편견만 호소했더라면 휴먼라이브러리는 성사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오는 2월 15일 진행하는 휴먼라이브러리는 사전대출을 시작한지 열흘도 되지 않아 모든 사람책이 마감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왜 편견이란 익숙지 않은 단어로 포장한 휴먼라이브러리에 귀한 시간을 내 찾아오는 것일까요?편견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을 때○ 우리 사회에 사는 이주민의 시각을 알고 싶다.○ 이주민과 직접 이야기해본 적 없습니다. 일부러 이야기를 피한 건 아닌데, 부담스러운 틀이 없이 말을 듣고 건넬만한 기회가 없었어요.○ 디아스포라 연구라는 강의를 수강하면서 편집된 이주민의 이야기가 아닌, 날것 그대로의 이주민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이주민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주민은 왜 자기 힘으로 성공하지 못 하는 건가요? 이주민이 바라보는 한국사회와 한국인은 어떤가요?– 이주민 사람책 대출신청사유 중첫 번째로 대상에 대한 호기심과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싶다는 욕구를 들 수 있습니다. 어떤 대상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될 때 사람들은 사실 여부를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 합니다. 주변에 다수 있지만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 우연히 그 편견을 접할 기회가 생기게 될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또한 짧은 경험이나 매체를 통해 무비판적으로 성급하게 수용한 의견을 정정하겠다는 의지가 생겼을 때 자신의 편견을 직면하려는 용기가 생기기도 합니다.나와 편견 대상과의 공통점을 발견했을 때○ 저는 새내기 아줌마입니다. 함께 사는 아줌마들을 이해하고 싶고 용기 받고 싶습니다.○ 나도 아줌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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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글] 희망제작소 - (2) ‘휴먼라이브러리’의 모든 것
모든 사회에는 편견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대부분의 편견은 차별과 갈등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0년 덴마크의 평범한 청년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2014년 현재 전 세계 약 70여 개국으로 확산된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본 기사는 2014년 2월 15일(토), 18일(화) 양일 간 진행되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행사에 앞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견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외 <휴먼라이브러리> 운영 현황과 시민교육으로의 가능성까지 살펴볼 예정입니다.휴먼라이브러리 기획 기사(2) ‘휴먼라이브러리’의 모든 것지난 1편에서 우리는 휴먼라이브러리의 화두인 ‘선입견, 고정관념, 편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두 번째 뉴스에서는 덴마크 휴먼라이브러리 공식 매뉴얼북을 토대로 휴먼라이브러리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기획자가 운영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등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보겠습니다.‘휴먼라이브러리’의 모든 것코펜하겐 사람책 다니엘 (Danial),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 뉴욕 출신으로 지금은 덴마크 여성과 결혼해서 코펜하겐에 살고 있습니다. 직업은 요리사입니다. 작년 6월 필자가 코펜하겐 휴먼라이브러리를 방문했을 때, 로니 애버겔(Ronni Abergel)은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백 마디 말보다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며, 코펜하겐 사람책 2명을 초청, 사무실 인근 공원에서 즉석 휴먼라이브러리를 열었습니다.“사람들은 다양한 나의 이력을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뉴요커들의 삶에 관심이 많은데,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뉴욕 출신이라고 하면 대부분 ‘굉장히 일을 잘할 거야’ 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저는 뉴욕과 덴마크 사회의 삶의 방식, 차이에 대해 일상에서 내가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얘기하는데 사람들이 흥미로워합니다.”필자가 만난 두 사람책 중 한 명인 다니엘은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인 로니 애버겔과 20년 지기 친구로, 초창기부터 사람책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베스트셀러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커피 한 잔만 사주면 언제든 만난다.” 고 쿨하게 웃으며 말할 정도로 사람책 활동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책으로 봉사할 수 있었던 동력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한 치도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말했습니다.“저는 사람책을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휴먼라이브러리를 알게 되고, 참여하게 되면서 제 스스로 다양한 삶에 대해 오픈 마인드가 생기고, 삶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저 또한 휴먼라이브러리의 큰 수혜자라고 생각합니다.”비폭력 청소년 운동으로부터 탄생휴먼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청년NGO인 ‘스탑 더 바이얼런스(Stop The Violence, 폭력을 멈춰라)’가 주관하여 덴마크의 최대 뮤직페스티벌인 ‘로스킬레 페스티벌(Roskilde Festival)’의 부대행사로 2000년에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스탑 더 바이얼런스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폭력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발적 청년 단체입니다. 스탑 더 바이얼런스는 5명의 코펜하겐 젊은이들이 폭력 방지를 위해 1993년에 자발적으로 구성한 운동 조직인데, 이 운동은 그들의 한 친구가 무자비하게 칼에 찔린 사건을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3년 동안 약 7천 명의 회원이 이 운동에 가입했고, 대다수 회원의 연령은 12~18세였습니다. 스탑 더 바이얼런스의 프로젝트매니저가 로스킬레 페스티벌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첫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했고, 로스킬레 재단이 재정적 지원을 했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고, 휴먼라이브러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중 한 명인 로니 애버겔(Ronni Abergel)은 첫 번째 휴먼라이브러리 이벤트 이후, 휴먼라이브러리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 전 세계의 다양한 NGO, 공공기관들을 만나 휴먼라이브러리를 소개하고 이벤트를 여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후 휴먼라이브러리의 확산에 가장 큰 조력자가 된 파트너는 유럽위원회였습니다. 유럽위원회는 지난 6년 동안 휴먼라이브러리의 매뉴얼 제작에서부터 다양한 국가의 이벤트 론칭을 위한 자금지원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전 세계 70여 개국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확산되고 정착되기까지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단순함이 갖는 힘‘모든 것은 가능한 단순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좀 더 단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해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단순함의 힘을 강조한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휴먼라이브러리의 저력은 바로 ‘단순함’에 있습니다. 창립자인 로니 또한, 휴먼라이브러리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누구나 쉽게 열수 있는 방법론에 있었다고 말합니다.휴먼라이브러리는 일반 도서관과 거의 똑같이 운영된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독자가 방문해 정해진 시간 동안 책을 빌리고, 반납하고 또 다른 책을 빌리고 하는 과정이 거의 동일합니다. 단 한 가지 차이점은 휴먼라이브러리의 책은 사람이라서 독자와 ‘사람책’이 서로 대화를 나눈다는 점이죠. 물론 휴먼라이브러리는 각 나라별, 지역별로 운영형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일상대출 외에 일회성, 이벤트 형식으로도 많이 진행됩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조금 다르게 운영되고 있지만, 덴마크 휴먼라이브러리의 가이드북에 따르면, 휴먼라이브러리의 사람책은 우리가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집단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가진 편견 및 고정관념과 맞닥뜨려 얘기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독자’가 될 수 있고 약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람책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독자들의 질문도 받습니다. 또한 사람책이 독자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낯선 사람은 당신이 아직 만나지 못한 친구이다.’ 인종 차별 반대 운동의 오래된 슬로건인 이 말은 단순하지만, 많은 함의를 지니고 있는데, 휴먼라이브러리를 설명해 주는 슬로건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평상시에는 대화할 기회가 거의 없는 사람들이 만나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 이것이 휴먼라이브러리의 목적입니다.“코펜하겐에서 우리는 다양한 이민자들을 일상에서 만납니다. 채소가게의 아랍상인, 피자가게의 터키 사람, 모로코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 등등. 그렇지만 같은 곳에 살고 있다고 해서 공존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민자들과 한번이라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 본적이 있나요? 서로 다른 음식문화에 대해서, 이슬람교도라면 히잡과 같은 복장에 대해서. 궁금한 것들을 편하게 만나 얘기할 수 있어야 공존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이런 기회와 경험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로니 애버겔(Ronni Abergel)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그러하듯이 코펜하겐에서도 이민자 문제가 심각한 편인데, 코펜하겐 인구 54만 명 중 이민자 비중은 약 22%로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덴마크 한 시민사회단체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른 인종, 다른 종교 집단과의 교류경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덴마크 시민 10명 중 8명은 해당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니가 코펜하겐에서 이민자들과 일상적 만남과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한편, 한국사회에서 150만여 명의 국내 체류 외국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2.8%, 즉 국민 32명 중 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문화 정책을 먼저 시작한 선진국들의 평균이 10%임을 감안할 때, 2.8%는 비교적 낮은 수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외국인의 비율이 2020년에는 5%, 2050년에는 9%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더불어, 일상에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과의 소통, 교류가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휴먼라이브러리의 3대 특징 ; 무형식, 다양성, 저예산휴먼라이브러리는 누구나 언제든, 어느 공간에서건 형식과 규모의 제한 없이 열 수 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무형식, 다양성, 저예산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3대 특징– 무형식성 : 주제에 제약을 두지 않고, 참가자들이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참가자들 과 사람책 사이에 자유로운?대화, 질문으로 진행– 다양성 : 휴먼라이브러리는 주제, 공간, 참여자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음. 장소도 ? 공공도서관뿐만 아니라,?지역사회의 다양한 커뮤니티센터, 대학 캠퍼스, 쇼핑센터, ? 직장 공간 등 언제, 어디서나 가능– 저예산, 고효율 : 휴먼라이브러리의 모든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 사람책도 자원봉사. 각 지역에서 행사나?이벤트를 추진할 때는 스스로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이번에 우리가 한국에서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추진하기 위해 로니 애버겔과 회의를 진행할 때, 로니가 강조한 몇 가지 운영원칙이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휴먼라이브러리 행사장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원봉사로 참여함을 원칙으로 한다. 사람책이 비용을 받는 순간, 본연의 취지와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단, 장거리 사람책을 위해서 최소한의 교통비는 보조할 있다. 또한,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해 외부 펀딩을 시도할 경우에도 펀딩사의 윤리성, 사회적 책무성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휴먼라이브러리의 가장 중요한 자원, 사람책일반 도서관이 그렇듯이, 휴먼라이브러리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책, 바로 사람책입니다. 그래서 휴먼라이브러리 가이드 북에서는 사람책 선정 방법, 사람책 제목 정하기, 사람책과의 사전미팅 방법, 사람책이 유의해야 할 사항들, 사람책들의 체험 수기 등 매우 많은 분량을 사람책에 할애하고 있습니다.휴먼라이브러리가 편견과 고정관념을 핵심으로 하지만, 휴먼라이브러리의 사람책들이 반드시 사회적 편견의 대상, 혹은 우리와는 조금 다르다고 분류된 소수자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자신의 분야와 위치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 사람, 자신의 굴곡진 인생을 들려주고픈 사람, 그 어떤 주제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습니다. 다만, 휴먼라이브러리의 교육적 측면을 고려할 때 불건전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유발시킬 수 있는 사람책 (예: 마약남용자, 축구 훌리건), 도덕적, 정치적으로 의문시 되는 사람책 (예: 신나치주의자), 개인적 믿음을 전파하거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의 사람책(예: 종교인, 영업인)은 지양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이거나 파괴적 행동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람책, 예를 들어 마약중독을 극복한 사람 등은 포함시킬 수 있다고도 명기되어 있습니다.지금까지 휴먼라이브러리의 단골책들은 ‘동성연애자’, ‘경찰관’, ‘환경주의자’로 나타났습니다. 또,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사람책들을 초청하기도 하는데, 정신병, 우울증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휴먼라이브러리가 개최되는가 하면, 어떤 지역에서는 주술사, 침술가가 가장 인기 있는 사람책이 되기도 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 홈페이지에 등록되어 있는 매우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람책 목록장애, 안면장애인, 여성소방관, 축구열광팬, 장의사, 치유자, 노숙인, 동성애자, 인문주의자, 이민자, 기자, 레즈비언, 무슬림, 경찰관, 정치인, 난민, 엄격한 채식주의자, 회계사, 인류학자, 알코올 중독자, 망명 신청자, 금발 여성, 불교 신자, 보디빌더, 대머리, 양성애자, 맹인, 관료, 암환자, 대마 흡입자, 성직자, 감독, 공산당원, 청각장애인, 치과의사, 당뇨환자, 외교관, 장애인, 무도회 1등 수상자, 환경운동가, 전 조폭, 페미니스트, 장의사, 도박 중독자, 천재 연구자, 그라피티 아티스트, 해커, 증오범죄 희생자, 힌두교도, 히피족, HIV 보균자, 노숙자, 이맘, 유대인, 재판관, 변호사, 사서, 남성 아기 돌보미, 남성 간호사, 매니저, 수학자, 시장, 정신장애자, 기상학자, 나이트클럽 댄서, 주차장 직원, 중재자, 매춘 종사 여성, 철학자, 경찰관, 성형외과 의사, 점술인, 랍비, 치안경비원, 가출 아동, 시크교도, 심리학자, 편부, 스트리버, 병약한 사람, 트렌스젠더, 실직자, 마녀, 노동중독자, 동물학자…휴먼라이브러리 FAQ휴먼라이브러리를 처음 개최하고자 하면 질문이 많이 생기기 마련인데, 덴마크 휴먼라이브러리 본부에서는 전 세계 기획자와 운영자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물론, 모든 국가에서, 모든 휴먼라이브러리가 이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강제는 없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기획자의 의도에 맞게 여러 가지 형태로 변형되어 운영될 수 있습니다. 다만, 휴먼라이브러리 글로벌 활동을 위해서는 덴마크 휴먼라이브러리와의 사전협의와 파트너십이 중요하고, 이럴 경우에는 휴먼라이브러리 공식 가이드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질문 : 휴먼라이브러리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개최하나?답변 : 특정 편견 및 고정관념이 타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및 차별로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닫고 이러한 편견 및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구축하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할 수 있다. 개인 자격으로도 개최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휴먼라이브러리는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에 의해 개최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질문 : 휴먼라이브러리는 주로 어떤 장소에서 개최되나?답변 : 휴먼라이브러리는 공공도서관, 페스티벌, 대학, 컨퍼런스, 학교, 쇼핑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개최됐다. 책을 대출하여 읽고자 하는 사람들을 많이 모을 수 있는 장소라면 어디든 가능하다.질문 : 사람책이란 무엇인가?답변 : 사람책은 사람들의 편견 해소를 위해 자원한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을 대출한 독자와의 정중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편견에 도전한다. 사람책의 제목은 그들이 경험한 편견이나 차별이 잘 대변될 수 있도록 붙여진다.질문 : 누구나 사람책이 될 수 있나?답변 : 그럴 수 없다. 인종, 성별, 나이, 장애, 성적 취향, 성 정체성, 계급, 종교, 라이프스타일 등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해 편견을 경험한 사람만이 사람책이 될 수 있다. 사람책 제목은 이러한 편견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그들의 마음 속 편견을 직면하고 도전해 볼 수 있다.질문 : 휴먼라이브러리 개최를 위해 몇 권의 책을 준비해야 하나?답변 : 2~3권에서부터 70권 이상까지 다양한 사례가 가능하다. 하지만 가능하면 많은 사람책을 모집해 다양한 편견을 포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 때, 프로그램 진행 장소의 크기 및 운영자의 수를 고려하도록 한다. 처음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하는 경우 10~15권 정도의 사람책이 적당하다. 이 정도 숫자면 어느 정도 다양한 편견을 포함할 수 있고, 3~5명 정도의 상대적으로 적은 운영자만으로도 관리가 가능하다.질문 : 사람책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나?답변 :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자에게 안전 관련 이슈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이다. 안전 관련 상세 내용은 휴먼라이브러리 무료 가이드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 중요한 사실은, 전 세계에 걸쳐 수천 건 이상의 만남과 대화가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사람책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 사람책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자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어떤 사람책을 어떻게 모집할지 신중히 결정하고, 운영자의 관련 역할을 강조하고, 필요한 경우 안전한 단어나 문구를 만들어 대화가 안전하게 종료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질문 : 우리 단체의 특성이 반영된 한 가지 주제만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해도 되나?답변 : 안 된다. 휴먼라이브러리의 유일한 목적은, 우리는 서로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고, 어떤 사람들은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 되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휴먼라이브러리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지 모를 편견과 고정관념에 도전하고자 한다.질문 : 사람책 제목을 창의적이고 별나게 정해도 되나?답변 : 사람책의 역할은 그들이 겪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것이다.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자는 이점을 사람책에게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따라서 사람책의 제목은 그들이 경험한 편견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이어야 하고 가능한 간단해야 한다. 효과적 사람책 제목의 예는 다음과 같다. 난민, 조울증, 게이, 전(前) 갱 단원, 이슬람교도, HIV감염자, 트랜스젠더, 젊은 한부모, 알코올중독 회복 중인 자, 이민노동자, 전(前) 재소자, 경찰관, 정치인 등. 편견과 고정관념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사람책 제목 자체가 독자들의 마음 속 편견과 고정관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질문 : 우리단체의 활동 및 신념을 홍보하기 위해 휴먼라이브러리를 활용해도 되나?답변 : 안 된다. 휴먼라이브러리는 편견, 고정관념, 부정적 인식, 차별에 도전하기 위한 평등 프로젝트로서 시작되었다. 특정 신념을 확산시키거나, 특정 단체 및 개인을 홍보하거나, 상업용 목적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글로벌 휴먼라이브러리작년 12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애버겔은 미국 TED에 출연, 강연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휴먼라이브러리는 단순히 다양한 교육방법론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자체가 훌륭한 민주시민 학습의 장이자 배움의 플랫폼으로 인정받아 국제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 국제 교류도 매우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데, 매년 기획자들을 위한 다양한 컨퍼런스와 포럼이 열리고 있습니다. 오는 1월28일~1월30일에는 태국에서 ‘아세안 국가에서의 휴먼라이브러리 개발과 발전’이라는 주제의 국제포럼이 개최됩니다.얼마 전 각국의 휴먼라이브러리 최근 소식을 로니가 전달해 주었는데, 우리도 참조해 볼 만한 것 같습니다.* 덴마크: 국가적 차원에서의 정부 결합은 많지 않으나, 휴먼라이브러리의 역사가 있어서 지역적으로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음. 주로 도서관 조직, 덴마크 도서관협회, 지역 내 education center, 직업학교, 학교 등을 중심으로 휴먼라이브러리 이벤트 활동 이루어지고 있음. 특히 의회나 지방정부 대상으로 훈련/워크숍에 활용되기도 함. 주로 프로젝트 성으로 실천되고 있으며, 직업학교에의 차용이 활발한 편.* 노르딕 국가 (북유럽: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차원에서 함께하는 이벤트도 있음. 노르웨이의 경우 휴먼라이브러리가 활성화된 곳이기도 하며, 국가 차원에서의 정부지원이 상당한 편.*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에서의 휴먼라이브러리가 하나의 기념비적 시도가 될 것 같다고 하며, 마찬가지로 2014년 말레이시아의 휴먼라이브러리 프로젝트도 기념비적 시도로 간주하고 있다고 함. 말레이시아는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휴먼라이브러리 추진에 활용하려고 한다고 함.* 유럽국가 중에서는 특히 영국이 강세인데, 홈페이지 운영도 활발하며,? 특히 미디어와의 협력을 통해 다큐멘터리도 제작 준비 중이라고 함.* 미주에서는 캐나다가 가장 활발, 특히 밴쿠버 지역의 활동이 활발. 미국에서는 2013년 말에 로니가 TED에 출연, 휴먼라이브러리 강연 진행.* 아프리카 지역 최초로 얼마 전 이집트와 파트너십을 채결하고 올해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휴먼라이브러리 진행할 예정이라고 함.자, 이제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풀리셨나요?더 자세한 내용은 오는 2월15일, 2월18일 로니 애버겔 초청강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한 가지 더! 2월18일(화) 수원시평생학습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휴먼라이브러리 심포지엄>에 오시면 사전등록자에 한해 휴먼라이브러리 공식 가이드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 주세요.글_ 남경아 (교육센터 센터장 msnka@makehope.org)최영인 (교육센터 선임연구원 in@makehope.org)이민영 (교육센터 연구원 mignon@makehope.org)■ 휴먼라이브러리 소개 영상 2014 휴먼라리브러리 소개 from The Hope Institute on Vimeo.△ 위 영상은 이지환 님의 재능기부로 제작되었습니다.소중한 재능을 나눠 주신 이지환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언론보도“당신의 죄가 아니야, 어떤 질문도 괜찮아” (한겨레21 / 황예랑 기자 / 14.01.20)당신 안의 ‘비정상’을 꺼내라 (한겨레21 / 황예랑 기자 /14.01.20)원문보기: http://www.makehope.org/?p=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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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글] 희망제작소 - (1) 편견을 넘어서는 또 다른 방법, 휴먼라이브러리
모든 사회에는 편견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대부분의 편견은 차별과 갈등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0년 덴마크의 평범한 청년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2014년 현재 전 세계 약 70여 개국으로 확산된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본 기사는 2014년 2월 15일(토), 18일(화) 양일 간 진행되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행사에 앞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견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외 <휴먼라이브러리> 운영 현황과 시민교육으로의 가능성까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기획 기사(1) 편견을 넘어서는 또 다른 방법, 휴먼라이브러리처음 생각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지난해 6월, 필자는 우연한 계기로 독일, 덴마크 평생교육 연수를 준비하는 기획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자료조사를 하던 중에, 국내에도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인 로니 에버겔(Ronni Abergel)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연수단에 제안하여 공식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해 제법 알고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겠지만, 로니 에버겔(Ronni Abergel)을 만나 안면을 트고, 기회가 되면 초청 강연 정도를 검토해보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코펜하겐에서의 로니와 두 명의 사람책(다니엘, 벤덴)과의 대화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잔잔한 여운을 오랫동안 남겼습니다.필자가 알고 있는 국내 휴먼라이브러리는 상당수가 명사 중심의 작은 강연회, 이웃 간의 재능 나눔, 청소년들의 진로탐색에 초점을 맞춘 일회성 프로그램이거나 이벤트였습니다. 반면, 코펜하겐에서 만난 휴먼라이브러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한 권의 책’이 되어, 사람책과 독자가 직접 만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서로 위로를 주고받고 불필요한 오해와 편견을 거두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이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 그 자체가 이미 단순한 시민참여형 프로그램, 혁신적 방법론을 넘어 사회통합과 갈등을 다루는 일종의 ‘민주주의 학습의 장’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은 제 머릿속 한구석에 늘 자리 잡고 있었던 ‘일상의 민주주의, 시티즌십(citizenship), 시민 민주주의 교육’과 연결되어,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탐색을 계속 이어가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또, 이런 것들이 궁금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너무나 익숙하게 접하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사람책을 통한 소통’이라는 콘셉트를 창안했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도전과 실험은 꽤 성공을 거두어 전 세계 70여 개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매우 단순한 방법론일 수 있는 휴먼라이브러리의 어떤 저력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일까요? 로니 에버겔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회에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알고 이해하게 되면 폭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뿌리 박혀 온 편견과 고정관념이 몇 마디의 대화와 소통으로 과연 얼마나 줄어들 수 있을까요? 저와 동료들은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질문과 의심을 이어갔습니다. 어찌 보면 이 기록은 이런 우리의 질문과 고민에 대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앞으로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해 크게 4가지 관점에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기획시리즈 4편의 테마이기도 합니다.1) 먼저 우리가 늘 쓰는 일상 단어이자, 휴먼라이브러리의 화두인 ‘선입견, 고정관념, 편견’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각각의 개념은 무엇이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사회적 편견은 어떻게 형성되며 왜 문제가 되는지, 편견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를 이론적으로 고찰해 볼 것입니다.2) 두 번째로, 우리가 알고 있는 휴먼라이브러리와 미처 알지 못했던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해 살펴볼 것입니다. 덴마크 휴먼라이브러리 공식 매뉴얼 북을 토대로 휴먼라이브러리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기획자가 운영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등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더불어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휴먼라이브러리 현황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3) 휴먼라이브러리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한국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편견은 어떤 것들일까?’였습니다. 그래서 희망제작소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2개월간 온, 오프라인을 통해 시민들에게 “당신의 편견은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약 800여 개의 편견리스트들이 취합되었는데, 이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하고, 한국적 편견의 특징은 무엇인지, 이것이 어떻게 사회적 차별과 갈등으로 표출되는지 등을 분석해 볼 것입니다.4) 마지막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일회성, 이벤트성 행사로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지속가능한 시민교육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어떤 준비와 과제가 필요한지를 기존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기획자들의 목소리를 토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서두가 길었습니다. 자, 그럼 첫 번째 기록, 선입견, 고정관념, 편견이란 무엇인지 알아볼까요?선입견, 고정관념, 편견이란 무엇인가?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자주 사용하고 있는 단어, 선입견, 고정관념, 편견! 하지만 정작 그 의미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보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편견, 고정관념, 선입견이 학문적 의미에서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첫 질문에서부터 난관에 부닥쳤습니다.우선 이 개념이라는 것이 인지적, 사회학적, 정치학적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른 해석과 의미로 표현되고 있어서 무척 혼란스러웠습니다. 또한 자료조사를 하면서 국내에 이와 관련한 연구 자료가 매우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그나마 있는 책이나 논문도 주로 외국의 서적들을 번역한 것이다 보니 한국적 상황과 정서에 맞지 않은 사례가 많았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도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편견과 고정관념, 차별을 줄이기 위한 교육적 가치와 중요성은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어떤 내용과 방법을 가지고 교육해야 하는지 아직까지 전문 학술 서적과 참고서가 대단히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이런 한계를 먼저 밝히면서, 필자가 이해한 수준에서 각각의 개념과 특징들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선입견(Preconception)은 ‘어떤 특정 대상에 대하여 실제 체험에 앞서 갖는 주관적 가치판단’을 말합니다. 즉, 어떤 사물, 사건, 인물 등에 대해 사전에 접한 정보나 지식이 강력하게 작용하여, 그들 대상에 대해 형성되는 고정적이며 변화하기 어려운 평가 및 견해를 뜻합니다. 선입견은 역사적, 사회적, 종교적인 것 등 갖가지 요소에 의해 형성되는데, 때로는 무비판적이고 감정적인 태도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선입견이 합리화되고 고정되면 ‘편견’이 되는데, 인종적 편견, 사회적 편견 등 대부분은 이러한 선입견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정관념(Stereotype)은, 한 사회나 문화 속에서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널리 퍼져있는 지식이나 믿음을 일컫습니다. 고정관념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월터 리프먼(Walter Lippmann, 1922)에 의하면 고정관념은 특정한 사회 집단에 대해 생각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전형적인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젠더, 인종, 민족, 출생 지역, 그리고 여러 직업군에 대해 어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운동선수는 머리가 나쁘고, 유태인은 인색하며, 흑인은 폭력적이고,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며, 금발은 멍청하다 등이 전 세계적으로 흔히 접하는 고정관념의 대표적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이 곧장 편견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자신이 얼마나 이런 것들을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또한, 어떤 범주 또는 집단에 대한 태도에서 인지적인 측면을 ‘고정관념’, 감정적인 측면을 ‘편견’, 그리고 행동적인 측면을 ‘차별’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편견(Prejudice)은 어떤 사물, 현상에 대하여 그것에 적합하지 않는 의견이나 견해를 가지는 태도를 말합니다.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이라면, 편견은 어떤 집단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반영하고 있는 ‘태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편견은 몇 가지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첫째, 편견은 대부분 불충분하고 부정확한 근거에 기초하고, 특정의 선입견에 강한 영향을 받습니다.둘째, 대상에 대한 가치 판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가치 기준에 따라 대상을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높게 평가하거나, 부정적으로 낮게 평가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셋째, 대다수의 편견은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태도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매우 강고하며,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비판에 대해 강하게 저항을 보이기도 합니다.넷째, 집단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많습니다.그래서 때에 따라서는 그것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에 집단적인 정체성을 형성해 일시적인 사회통합의 기능을 갖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온통 붉은색 옷을 입고 태극전사들을 한목소리로 응원하던 모습이 좋은 사례입니다. 이렇듯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집단 간 경쟁심을 고취시키거나 사회적 정체성을 위협받았을 때 크게 나타나는데, 스포츠 경기에서 우리 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면서 상대편에게 일방적 야유를 보내는 관중들의 행동도 이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선입견과 고정관념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류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랜 세월과 경험 속에서 축적된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바로 ‘사회적 편견’ 입니다. ‘사회적 편견’은 고정관념이 심화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회적 편견이 잘못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 ‘차별’과 ‘폭력’입니다.예를 들어 ‘충청도 사람들은 느리다’는 고정관념입니다. 그런데, ‘충청도 사람들은 느리니까, 이번 인사(人事)에서 제외해야 해.’라고 한다면 이는 곧 차별과 폭력이 되는 것이죠. 즉, 앞서 ‘편견’은 어떤 집단의 구성원에 대한 태도를 말한다고 했는데, ‘차별’은 표출된 구체적 행동을 나타냅니다. 그러니 누군가가 어떤 소수집단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이런 태도가 자신의 행동으로 표출되지 않는다면, 그는 편견은 가졌지만 차별은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편견과 고정관념, 어떻게 형성되나?그렇다면, 우리는 왜 특정한 사람들(또는 집단)에 대해 편견을 갖게 될까요?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답변들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편견이 형성되는 기원을 찾는 이론으로는 심리 역동적 접근, 사회 학습 접근, 인지적 접근, 사회 인지 발달 접근, 진화적 접근 등 매우 다양합니다. 이렇듯 편견의 원인을 둘러싼 이론적 논쟁이 다양한데, 대체로 많은 학자들이 어려서부터 부모의 양육 스타일, 또래 집단의 영향, 사회적으로 편견에 대한 논의의 부재, 다양한 집단에 대한 지식과 이해 부족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습니다.한국인의 소수자 집단에 대한 편견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 노동자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태도가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북한에 대한 지식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고정관념 및 사회적 친밀감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북한에 대한 지식이 적은 학생일수록 부정적 고정관념을 많이 갖고 있고 사회적 친밀감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추병완, 2012 재인용). 이런 결과를 볼 때 편견의 대상이 되는 사람 및 집단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이해가 편견을 줄이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한편, 인지적 관점에서 편견과 ‘도식(Schema)’을 연결한 개념도 있습니다. 심리학 용어인 ‘도식(Schema)’은 정보처리를 원활히 하기 위한 사고의 틀을 말하는데, 사람들은 모든 정보를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도식을 통해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시키게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사과’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 머릿속에서는 빨갛고 둥글고 시큼한 과일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는 사과에 대한 도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기서 고정관념은 ‘특정 집단에 대한 도식’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식은 사람의 머릿속에 입력돼 직접 다른 경험을 하기 전까지는 바뀌기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도식은 정보를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대부분 부정확하며 선입견을 갖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는 것입니다. 빨간 사과만 접했던 어린아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초록색 사과를 보여주면 처음에는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바로 도식에 의한 한정적 경험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편견과 고정관념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의 제도적 노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학교 현장이나 언론에서 시민들이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과 집단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개인들의 다양한 경험을 통한 인지범위의 확대도 동시에 강조되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많은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편견이 불충분하고 부정확한 근거에 기초한 감정적 태도와 제한된 체험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 모두에게 북한이탈주민인 친구가 생긴다면, 우리가 전형적으로 갖고 있던 불필요한 오해나 인식은 상당히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우리 일상 곳곳에 자리 잡은 편견과 고정관념사회적 편견이 만들어 낸 인종차별, 학력차별, 양성차별 등이 때로는 한 사회를 넘어 인류의 발전을 저해하고 사회갈등과 폭력을 불러일으킨 비극적 사례는 과거 역사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1940년대에 600만 명 이상의 유태인들이 유럽의 인종적 혈통을 순수화한다는 미명하에 나치 독일에 의해 학살되었습니다. 또, 미국에서 흑인의 노비문서는 남북전쟁 이후로 공식적으로는 사라졌지만 백인들의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완전히 없어졌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편견과 고정관념이 앞의 사례처럼 극단적이고 집단적인 폭력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에 오랫동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일상의 소리 없는 폭력과 차별, 그 갈등의 현장은 우리 주위에서 더욱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건네는 말 한마디에도 편견은 숨어 있습니다. “몇 학번이냐”, “전공이 뭐냐”고 묻는 게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대학을 졸업했을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던지는 질문이니까요.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는 가정환경조사라는 이유로 부모의 학력을 기재하도록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한 장면입니다. 지난 1월 경향신문은 “학벌사회, 수치로 입증됐다.”며 한국개발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인 통계를 통해 생활 만족도와 일자리 만족도에서 학벌에 따라 받는 차별이 분명하게 드러났지만, 우리가 느끼는 편견과 차별은 일상의 작은 말 한 마디와 행동에서부터 옵니다.얼마 전 신문을 통해 본 기사는 더욱 황당했습니다. 2013년 12월 편견에 우는 여성들(국민일보, 2013. 11. 28. / http://goo.gl/SX668j)이란 제목의 기사에서는 ‘자취, 유학경험, 외국인 교류 동아리 활동을 한 여성들은 결혼정보회사에서 감점 대상이 된다.’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이런 여성들이 성적으로 문란할 것’이라는 편견이 그 이유였는데, 이런 황당한 편견들이 이미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아 편견이 차별을 넘어 폭력으로 이어지는 단면을 본 것 같아 매우 씁쓸했습니다. 게다가 이 기사는 편견이 특정한 대상과 집단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편견으로 인해 차별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보여줍니다.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대화의 장, 휴먼라이브러리“모든 사람은 날 때부터 자유롭고 동등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써 행동하여야 한다.”세계 인권 선언 제1조이러한 고귀한 이상에도 불구하고 편견과 차별은 계속 인류를 괴롭혀 왔습니다. 특히 오늘날 한국사회는 저신뢰 국가, 갈등사회로 치닫고 있어,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매우 낮습니다. 사회 갈등을 줄이고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지식을 알리고 누군가가 차별받지 않도록 제도적 정치를 마련하는 등 정부의 노력이 최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우리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불필요한 오해와 편견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우리는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일상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대화를 나눠본 적 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사회심리학자인 브루어&밀러(Brewer&Miller)의 “편견을 감소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은 두 집단구성원들 간의 직접적인 접촉을 강화시키는 것”이라는 조언에 힘입어서 말이지요.“편견을 줄이려면 내 세상을 넓히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인정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인식을 넓혀간다는 것, 어떻게 보면 이게 교육의 본질이 아닐까요?”김수정(2012)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 82쪽 중우리가 휴먼라이브러리에 주목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 다른 기억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 만나 자신의 편견을 들여다보게 하는 힘 그래서 타인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이해를 높이는 힘이 휴먼라이브러리에 있다고 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이제 휴먼라이브러리가 조금 궁금해지셨나요?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편에서 소개하겠습니다.글_ 남경아 (교육센터 센터장 msnka@makehope.org)최영인 (교육센터 선임연구원 in@makehope.org)이민영 (교육센터 연구원 mignon@makehope.org)< 참고자료>– 추병완(2012) 「다문화사회에서의 반편견 교수 전략」– 김수정(2012)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2013) 「평생교육 혁신사례 탐방 보고서」– 휴먼라이브러리 홈페이지 (http://humanlibrary.org/index.html)*그 외 신문 기사와 인터넷 블로그 등을 참조했습니다.원문보기: http://www.makehope.org/?p=1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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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글] 희망제작소 - “당신의 편견은 무엇입니까?”
“ 당신의 편견은 무엇입니까” – What’s your prejudices? –막내는 의존적이다.충청도 사람들은 느리다.채식주의자들은 까탈스럽다.정치인들은 거짓말을 잘한다.탈북자들은 사회에 적응을 못한다.과연 모두가 그럴까요? 우리는 가족/직장 내에서 더 나아가 사회 안에서 수많은 역할과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사회가 만들어 놓은 사회적 편견 안에서 존재 자체에 대한 인정보다는 그저 불합리한 대우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선입관, 고정관념, 편견! 어떻게 다를까요?* 선입관(Preconception) : 어떤 특정 대상에 대하여 실제 체험에 앞서 갖는 주관적 가치판단* 고정관념(Stereotype) : 한 문화나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널리 퍼져있는 지식이나 믿음* 편견(Prejudice) : 어떤 사물, 현상에 대하여 그것에 적합하지 않는 의견이나 견해를 가지는 태도 ‘공정하지 못하고 한 쪽으로 치우친 사고나 견해’선입관과 고정관념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류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죠. 오랜 세월, 경험 속에서 축적된 선입관과 고정관념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문제는 바로 편견! 선입관과 고정관념이 합리화되어 고착되면, ‘사회적 편견’으로 표출될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볼까요? ‘충청도 사람들은 느리다’는 고정관념입니다.그런데, ‘충청도 사람들은 느리니까, 이번 인사(人事)에서 제외해야 해’ 라고 한다면?일반적인 고정관념이 구체적인 대상의 현실에 반영된다면?이렇듯 잘못된 편견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차별’과 ‘폭력’입니다.‘사회적 편견’ 은 바로, 고정관념이 심화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사회적 편견’은 때로는 사회문제를 나아가 사회갈등과 불행을 낳기도 합니다.인종차별, 남녀차별, 지역갈등, 종교갈등 등 집단적인 폭력으로 나타난 현상들을 우리는 이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편견’,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많은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편견이 불충분하고 부정확한 근거에 기초, 한정된 경험, 감정적 태도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만약 우리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을 때, 나에게 ‘외국인 노동자’ 친구가 생긴다면? 내가 갖고 있던 잘못된 인식이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지금 우리는?사회갈등 지수 OECD 27개국 회원국 중 2위 (2012년 기준)갈등해결 비용 약300조원(국내총생산 27%)사회적자본 지수 OECD 27개국 회원국 중 22위수치로 바라본 우리 사회는 신뢰도가 매우 낮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발전을 기대하기를 어렵습니다. 이제는 법정다툼, 시위 외에 성숙한 해결책이 필요합니다.편견을 없애는 살아 있는 도서관, 휴먼라이브러리휴먼라이브러리의 창립자, 덴마크의 로니 에버겔(Ronni Abergel)은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누군가를 알고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회통합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시민교육 방법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창안했습니다.오늘날 휴먼라이브러리는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휴먼라이브러리 혹은 리빙라이브러리라는 타이틀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대화를 통해 타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서로간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널리 쓰이고 있는 휴먼라이브러리는 혁신적 방법론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민주주의 배움의 장터(Learning Platform)입니다.희망제작소는 신뢰도 높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이해, 연대, 소통을 위한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진행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소수의 전문가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시민 모두를 위한 일상의 민주주의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2014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통해 우리사회의 불합리한 편견을 깨고 인식의 다양성을 넓히겠습니다.“당신의 편견은 무엇입니까?”2013년 11월 한 달간! 희망제작소는? ‘개개인이 가진 편견’을 수집합니다.온/오프라인으로 모아진 편견들 중 가장 많이 나온 20개의 주제를 선정하여 선정 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휴먼북과 함께 대화의 장을 만들어 내는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개최합니다.휴먼라이브러리에 참여하는 방법은 매우 쉽고 간단합니다!■ 참여방법 1. 편견 제시하기편견이란?– 본인이 사회로부터 받고 있다고 생각되는 편견, 혹은 사회 내에 이미 퍼져있다고 생각되는 사회 내의 편견– 예시고등학교에 가지 않은 청소년들은 탈선할 확률이 높다.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뭔가 꿍꿍이가 있다.경상도 사람들은 전라도 사람들을 싫어한다.노조조합원은 자기들만의 언어를 사용할 것이다.■ 참여방법 2. 휴먼북 추천하기휴먼북이란?– 우리 주변에 언제나 존재해 왔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들 중 남들과 약간 다른 독특한 이력 덕분에 ‘오해의 시선’을 받아 온 사람들–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남들과 조금 다른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거나, 삶의 경험 속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 감동의 메시지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 의견 제출 방법– 페이스북 : ‘Human Library Korea’ 페이지(바로가기 클릭)를 방문해 ‘좋아요, 공유하기’를 누르고, 본인이 가지는 편견 혹은 추천하고 싶은 휴먼북에 대해서 적는다.–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 ‘휴먼라이브러리’ 기사 아래 댓글로 단다.– 희망제작소 이메일 : 담당자 이메일(in@makehope.org)로 직접 보낸다.– 컨퍼런스 기획단(자원봉사) : 담당자 이메일로 신청하여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다!– 문의 : 희망제작소 교육센터 최영인 선임연구원 (02-2031-2114, in@makehope.org)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넘어서는 시간!‘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원문보기: http://www.makehope.org/?p=3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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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글] 희망제작소 - 덴마크와 독일, 유럽 평생학습 현장에서 배운다
개요“마을만들기는 곧 사람 만들기이다.”“교육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사람들이 모여 도시를 바꾼다.”지방자치 시대, 지역 주민 교육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궁극적으로 지방자치의 성공은 건강한 시민의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건강한 시민의식은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친 평생교육을 통해 가능하다.우리나라는 국민 개개인의 생애 전반에 걸친 학습권을 보장하고 촉진하기 위해 2000년 평생교육법을 공포, 시행하고 있으며, 지역의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해 2001년부터 평생학습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전국평생학습도시 협의회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평생학습도시 단체장의 마인드 제고와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해 왔으며, 올해 2013년에는 OECD 회원국 중 평생학습 참여율이 최상위권인 독일과 덴마크를 방문하였다.이 보고서는 전국평생학습도시 협의회에서 주최한 이번 해외연수에 동행하여 덴마크와 독일의 성인교육의 발전과정, 다양한 학습자원 간 네트워킹, 사회통합정책으로써 성인교육 프로그램 등을 집중해서 살펴보고 정리한 글이다.오랜 역사적 배경과 전통을 가지고 있는 덴마크와 독일의 성인교육을 7박9일이라는 짧은 연수를 통해 정리한다는 것은 ‘코끼리 다리만지기’에 불과하다. 이 보고서는 이런 한계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고자, 인터뷰 녹취록, 발표자료, 현지에서 가지고 온 방대한 양의 자료들, 각 기관 홈페이지 등을 번역, 분석해 보충했음을 밝힌다.사회복지의 나라 덴마크. 민주시민교육의 나라 독일. 우리가 선진국이라 칭하는 많은 국가들 중에서도 단연 교육, 복지, 환경, 문화 등 모든 삶의 지표에서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두 나라 성인교육의 특징은 다양성, 개방성, 통합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오랜 역사동안 숱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사회통합과 지속가능한 성인교육 제도를 만들어 낸 그들의 노력과 경험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성인교육, 평생학습 현장에서 적용 가능성, 시사점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목차 1. 휴먼라이브러리2. 덴마크성인교육협회3. 독일 학습하는 지역들 – 오펜바흐 시민대학4. 본 시민대학5.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원문보기: http://www.makehope.org/?p=10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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